주가 급등에 서학개미 매도 우위…로보택시·자율주행 등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최근 단기간에 급등하며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1위 자리를 한달 만에 되찾았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약 146억7천만달러(20조3천억원)로 집계됐다.
테슬라가 보관액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엔비디아는 2위로 밀려났다. 같은 날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은 약 134억2천만달러(18조5천억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제조사 엔비디아는 지난 5월 말 테슬라가 4년간 차지하고 있던 해외주식 보관금액 1위 자리로 올라섰으나, 한달여 만에 다시 테슬라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결제 규모와 주가를 반영하는 주식 보관금액 기준으로 테슬라가 엔비디아를 앞지를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뉴욕 증시에서 지난 6월 25일을 기점으로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약 34%에 이른다.
특히 이달 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판매) 대수가 시장 예상 43만여대를 웃도는 약 44만4천대로 발표되면서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 아래 매수세가 몰리며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10%나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120달러대 박스권에 갇히며 횡보세를 보였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비중 있게 편입한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최근 1주일간 20.82% 급등하며 전체 ETF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최근 일주일(6월28일∼7월4일) 동안 순매도로 대응했다. 이 기간 순매도 결제 규모는 1억6천657만달러(약 2천304억원)로 집계됐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급등에 따른 펀드·ETF 내에서의 비중 조절을 위한 매도와 장기간 마이너스(-)권에 머물던 피로감으로 일정한 반등 또는 손익분기점 도달 등의 이유로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이 나타난 것이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초 예정된 테슬라의 로보택시 기술 발표회와 완전자율주행(FSD) 기대감 등으로 주가 하방 압력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은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다음 주자 찾기에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라며 “FSD 라이센싱 계약 발표 또는 중국에서의 FSD 배포는 테슬라가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모멘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테슬라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6배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임 연구원은 “하반기도 실적은 부진하면서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커지는 구간”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를 떠나지 않게 되면서 일단 180달러 수준의 주가 저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지켜볼 시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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