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동 경제 로드맵 발표…밸류업 의지 재확인
연이은 美 물가지표 발표…관망 흐름 가능성 有
황준호 연구원 “반도체 선전에 증시 상승세 보일 것”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밸류업 가속화를 위한 세제지원 방안을 공개하면서 밸류업 기대감이 높아지자 코스피 지수도 2800선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리스크가 완화됐다고 진단하면서, 실적 전망 개선 업종 중심의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을 조언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역동 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 주주환원 증가금액 5%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 개인주주의 배당 증가금액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 등이 포함됐다.
비록 거대 야당의 동의 없이는 세제 개편이 불가능하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세제 지원안에 기대감이 재부각됐다”며 “은행·증권 등 밸류업 수혜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지표 둔화도 한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6월 ISM(공급자관리협회) 제조업지수와 비제조업지수는 각각 48.5포인트(p)와 48.8p를 기록했는데, 모두 예상치와 전월치를 밑돌았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가 둔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올랐다”며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삼성전자를 필두로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면서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리인하를 위해서 추가 근거가 필요하다는 점, 지수가 상승하면서 증시에 누적된 피로도 탓에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다수의 경제지표를 소화하면서 주식시장이 상승했기에 이번 주는 누적된 피로도를 소화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물가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으므로 다음 주 초에는 관망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0일(현지시간)에 파월 연준 의장의 상원 반기 증언이 예정돼 있는데, 이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준 연구원도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둔화 경로로 복귀했다고 밝혔지만,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추가 근거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2% 이하로 발표돼야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적이므로, 2분기 실적 개선 신호가 보이는 업종의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연구원은 “미국 6월 CPI 발표만 잘 소화한다면 2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주식시장 반응은 좋을 것”이라며 “실적 전망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한 주식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5일 발표된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7월 넷째 주에 집중될 것”이라며 “최근 2주간 2분기 및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된 코스피 업종은 호텔·레저, 운송, 증권, 반도체, IT하드웨어, 화장품·의류, 자동차”라고 덧붙였다.
황 연구원은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2분기 잠정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가 재확인됐다”며 “반도체 섹터들의 상승세가 기대되며, 금융 섹터도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제 개편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명시되면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무작정 실적을 좇아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왔다. 분기 전환 시기에는 이익 전망치가 크게 변하는 업종들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강 연구원은 “최근 실적 부재 기간 가격 모멘텀이 유효한 구간을 통과했으며 그 효과가 소폭 약화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며 “이번 주부터 이익 모멘텀에 대한 주가 민감도도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 주까지는 맹목적인 이익 모멘텀 전략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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