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델라웨어법원 재판부, 판단 앞두고 양측 전문가 의견 들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보상안을 둘러싼 소송전과 관련, 변호사 비용을 둘러싸고 원고 측 변호인과 테슬라 측이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소송을 담당하는 미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의 캐다린 매코믹 판사는 이날 원고 측 변호인이 주장하는 10조원 규모 변호사 비용에 대한 판단에 앞서 양측 전문가들로부터 증언을 들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변호사비로 테슬라 주식 2천900만주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이날 종가 기준 73억여 달러(약 10조1천억원)로 미국 주주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다. 변호사 등 37명의 인력에 대한 보수로 시간당 37만 달러(약 5억1천만원)를 청구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현금보다 주식으로 비용을 받는 게 대차대조표 측면에서 테슬라 측에도 낫다면서, 6년여 간의 소송 기간에 보수를 받지 못했고 패소했다면 비용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판부가 변호사비를 주식 기준으로 받는 것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14억 달러(약 1조9천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 측은 원고 측 변호사비 상한이 1천360만 달러(약 188억원)가량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테슬라 주식 2천900만주를 지급할 경우 델라웨어 역사상 최고 수수료보다 17배나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매코믹 판사가 머스크 CEO의 보상안에 대한 판단을 앞둔 만큼 변호사비에 관해 결정이 곧바로 나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테슬라는 2018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머스크 CEO가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단계별 성과를 달성하면 12회에 걸쳐 총 3억300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지난 1월 잠정 승소했다.
테슬라 측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보상안 재승인 여부를 투표에 부쳐 70% 이상의 지지 속에 통과시켰고, 테슬라 측 변호인은 보상안 관련 오류를 수정한 만큼 재판부가 기존 결정을 뒤집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 CEO 보상안 규모는 5일 주가 기준 690억 달러(약 95조5천억원)에 가깝다.
지난해 말 248.48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급락해 4월 장 중 한때 138.8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급등하며 낙폭을 모두 만회했고 252.94달러를 기록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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