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비트코인 가치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베일에 가려진 지갑 주소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주소의 정체를 밝혀내는 아캄(Arkham)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지갑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한 아캄은 독일 정부가 비트코인을 매도한 정황을 포착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소유한 지갑을 공개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크립토 업계의 셜록홈즈로 떠오른 아캄(Arkham)에 대해 알아본다.
# 아캄, 누구냐 넌?
아캄(Arkham)은 인공지능(AI)을 사용하여 블록체인과 온체인 데이터 의 익명성을 해제하는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이다. 아캄은 온체인 데이터의 익명성을 해제해 범죄와 사기 확산을 막고, 투명한 거래 정보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플랫폼은 공개된 정보, 소셜 미디어, 웹 스크래핑 및 사용자 제출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갖춘 자체 AI 엔진을 사용한다. 그리고 추출한 데이터(주소)에 레이블을 지정하고 회사의 AI 알고리즘인 ULTRA를 통해 그 속성을 분류, 분석해 특정 지갑의 거래 내역, 거래 흐름, 네트워크 관계 및 기타 온체인 분석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암호화폐 중요 사건 때마다 중요한 역할 해 내
아캄은 과거 암호화폐 시장을 흔든 주요 이슈와 관련, 주목할 만한 역할을 해왔다. 지난 6월 비트코인 하락의 주범으로 꼽혔던 독일 정부의 비트코인 대량 매도도 아캄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이 밖에도 아캄은 일론머스크의 테슬라와 스페이스X 비트코인 보유현황,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소유 지갑, 마운트 곡스 상환 흐름 등을 밝혀냈으며 과거 유명 암호화폐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도 뛰어난 전문성을 입증했다.
-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지갑 발견
아캄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일론머스크의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지갑을 발견하면서다. 테슬라(Tesla)는 현재 68개 지갑에 총 11.51K BTC(7억 8천만 달러 상당)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페이스X(SpaceX)는 28개 지갑에 총 8.29K BTC(5억 6천만 달러 상당)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일론머스크가 주장한 바였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두 회사의 재무 공시와 일치하는 온체인 자금 흐름에 의해 입증됐다.
- 비탈릭 부테린의 순자산 공개
2018년, 부테린은 자신이 모든 ETH의 0.9% 이상을 소유한 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비탈릭이 이더리움을 이보다 더 많이 보유했을 것이란 추측이 있었다. 그러나 아캄의 데이터를 통해 비탈릭의 주장이 거짓이 아님이 밝혀졌다. 아캄은 비탈릭의 지갑을 공개하며 그가 주장한대로 그의 ETH 보유량은 총 공급량의 0.9%를 초과한 적이 없으며 2015년 이후로 부테린의 ETH 보유량은 매년 감소해 왔다고 전했다.
- 알라메다 리서치 자산 회수
아캄은 샘 뱅크먼 프리드가 설립한 헤지펀드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의 붕괴 이후 자산을 회수하는 임무를 맡은 청산인이 당시 약 1억 1,000만 달러 상당인 3,494비트코인(BTC)을 보유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채권자들이 FTX 청산인의 자금 관리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자금 상환을 촉구하는데 영향을 줬다.
- 오일러 해커의 점진적인 자금 반환
2023년 4월 아캄은 해커가 대출 프로토콜 Euler Finance에서 훔친 약 2억 달러가 점진적으로 반환되는 것을 모니터링했다. 분석 결과, dai(DAI), 래핑된 비트코인(wBTC), 스테이킹된 이더(sETH), USD 코인(USDC)이 익스플로잇에 사용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캄의 분석은 Euler와 해커가 해결책을 협상하면서 일괄적으로 자금 반환을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을 줬다.
- 미국과 독일 정부의 비트코인 지갑 발견
아캄(Arkham)은 미국 정부가 마약 밀매 사건 중에 압수한 BTC가 들어 있는 비트코인 주소를 식별해 내 다시 한번 전문성을 입증했다. 이 데이터는 비트코인의 엄청난 양 뿐만 아니라 그 소유자가 정부였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아울러 정부 지갑의 발견은 흥미로운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전략적 투자인가, 아니면 예방책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투명성이 정부의 가장 강력한 속성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의문은 현재로선 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대기업과 정부가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주체가 되고 있는 만큼 데이터를 제공하는 아캄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 미스터리 투명화, 과연 옳은 일인가
아캄의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부 암호화폐 옹호가들은 블록체인의 익명성을 해제하는 것이 암호화폐를 뒷받침하는 개인정보 보호와 검열 저항의 원칙을 위반한다는 주장한다. 아캄은 디지털지갑 소유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사용자들의 반발이 커 곤혹을 겪기도 했다. 당시 아캄의 CEO 미구엘 모렐은 “아캄 인텔리전스의 주요 목적은 암호화폐 커뮤니티에 사기, 사기극, 횡령으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사용자로부터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저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지나친 투명성이 시장 왜곡 ‘우려’도 많아
일각에선 아캄의 데이터로 인해 시장의 추측이 난무하고,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아캄은 2023년 4월에 회사가 실수로 보낸 경고로 인해 BTC 가격이 단 1시간 만에 7% 하락하면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아캄은 마운트곡스(Mt. Gox)와 미국 정부에 연결된 지갑이 대량의 BTC를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사용자에게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OKX 리서치는 암호화폐에서 투명성과 익명성 사이의 균형은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투명성을 유지하되, 개인정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것은 아캄과 같은 업계와 기업이 씨름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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