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우호 기자 오수환 기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법제도의 안착과 함께 2 단계 입법을 위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하 가상자산법)에서 한 단계 더 논의된 2단계 입법은 더 큰 숙제를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이강일, 김남근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블록미디어가 주관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가상자산시장육성법에 대한 정책 토론회’ 국회 세미나가 11일 오전 10시 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신상훈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총괄과장, 김재진 가상자산거래소협의체(DAXA) 부회장, 조재우 한성대 교수,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용태 법무법인 화우 디지털센터장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 곽도성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의 축사로 시작됐다. 민 의원은 “가상자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였지만 우리나라 입법은 걸음마 상태다”면서 “이제 AI와 블록체인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인데, 오늘 정책 토론회에서 금융위원회와 함께 가상자산 투자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청해 올바른 금융시장 질서를 만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취지 이해 △가상자산산업법에 대한 검토를 주제로 열렸다. 오는 7월 19일 시행될 가상자산법에서 누락된 세부적인 부분에 관한 토론 역시 진행됐다. 1단계 가상자산법은 해당 법안의 규제가 강력해 사업자 범위와 이용자들의 편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가상자산(코인)의 상장과 상장폐지, 매매, 시세조종 감시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코인 투자자) 보호, 가상자산시장 투명성 확보 방안, 비트코인 현물 ETF 매매 허용 등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 가상자산 거래소, 운용사, 자문사, 투자사(VC), 평가사, 공시대행사 등 가상자산 생태계 구성과 인허가 등이 논의 됐다.

주제 발표는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가상자산거래소협의체(DAXA)는 가상자산거래소의 투자자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 금융위, 자율규제와 신고제 병행

먼저 신상훈 금융위 디지털금융총괄정책장은 가상자산정보보호법 체계가 신고제를 통해서 진입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의 미비한 부분인 상장 관련해서는 법으로 보안하지만, 그 외에는 자율규제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신상훈 과장은 “유럽의 미카(MICA)와 일본의 경우 분산원장이나 암호화 기술이 법적 정의로 들어와 있으나 우리나라는 기술적 용어가 들어가 있지 않고 예외적으로 제외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CBDC 네트워크 내에서 은행이 취급하는 예금 또는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에 준하는 전자적 증표로 4분기 중 예금토큰의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NFT는 가상자산 규제 대상에 제외한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지난 6월 12일 NFT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NFT 법적 명확성을 안내한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실질적으로 가상자산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기에 NFT 사업자 간담회를 거치며 논란이 될 수 있는 금융위와 논의해서 취합할 예정임을 설명했다.

신 과장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가상자산의 매매, 교환, 이전, 보관 또는 관리 매매 또는 교환의 중개 알선 및 대행을 영업으로 하는 자로 명시돼 있다”면서 “가상자산법에서는 사업자의 법만 정의돼 있어 특금법에 따라서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했다.

김재진 가상자산거래소협의체(DAXA, 이하 닥사) 부회장은 “가상자산 보호법이 있기 전에 시장에는 건전한 시장을 만들고자 하는 자와 규제 공백을 악용하는 자가 혼재했다”며 “닥사 회원사를 비롯한 국내 많은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고 이용자를 보호하는 행위 규범이 만들어지기를 오랫동안 고대했다”고 말문을 뗏다.

그러면서 “본법의 시행은 가상자산업계가 제도권 내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하게 된다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진 부회장은 “닥사는 금융당국 지원 속에 국내 20여개 거래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거래 지원 모범 사례를 제정했고, 거래 지원 모범 사례는 거래 지원심사 종료 심사 절차 정보 공개 등을 해야 한다”면서 “닥사는 모든 사업자분들이 함께하는 준법 교육과 세미나를 상시 진행하고 있으며, 6월 한 달 동안 세 차례 정도 진행을 하였고, 평균 1회마다 약 100여 명의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임직원분들이 계속 참여 일반 국민들과 전체 산업을 위한 이러한 노력은 법 시행 이후에도 계속해 나가려한다”고 설명했다.

# 조재우 교수 “온체인 데이터로 선제적 대응해야”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정책 제언’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현재 사업자를 중심으로 법이 발전하고 있는데, 디파이 같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 직접 일어나고 있는 모든 분야로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용자 보호 뿐만 아니라 건전한 환경 조성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재 정책 규정은 문제가 발생하고 대응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체인 데이터로 선제적 대응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협력적인 모니터링 체계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규제기관이 최선을 다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거래소도 감시자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커뮤니티는 시장을 감시할 동기는 충분하지만 역량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은 시민에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 도구를 제공해주고 정부는 정보를 공유해 정책 지원을 해주면 시민들은 이에 따른 여러 정책 제안 및 방향성을 제안하고 사업자들이 반영하면서 규제를 더 잘지키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 설명했다.

# 박종백 변호사, “2단계 입법 서둘러서는 오히려 역효과”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암호화폐 법적지위 문제’를, 법무법인 화우 김용태 디지털금융센터장은 ‘가상자산시장 생태계 구축’에 대해 발표했다.

박종백 변호사는 가상자산을 둘러싼 법적 지위와 규범 체계 정의가 우선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과 EU는 암호자산이라는 말로 정의하는데 우리 가상자산의 정의 규정하고 조금 다르다”면서 “우리나라는 논란이 많은 것들이 분명히 크립토 네이티브라고 봤지만 증권으로 볼 수도 있는데, 중첩되는 경우가 많은 리플, 카르다노 등이 SEC와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금법에서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자금 세탁 방지라는 단일한 행정 목적을 위한 법령 체계이며 다른 것들은 전혀 규제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 “법을 부르는 명칭도 너무 많아 확정을 할 수 없는지 지금 정부나 금융위에서 시장에서 2차 업권법이라고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가상자산사업자는 특금법 안에서만 담고 있어 시장 수요를 포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평가업, 자문업, 공시업 등 어디까지 유형화 할 것인지와 새로운 유형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거래소들이 여러가지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익 충돌 방지 등 토대가 필요한데 가상자산 발행은 규제 대상에 없으며 유통만 규제하고 있어 앞뒤가 바뀐 느낌이다”면서 “가이드라인은 법령상 효력이 없기 때문에 2단계 입법이 중요하다”고 했다.

# 김용태 센터장 “유럽 모델 적극 검토해야”

김용태 화우 디지털센터장도 가상자산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육성을 논하기 전에 가상자산 현상을 받아들이고 유럽처럼 법적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며 동의했다. 그는 “토큰 증권도 증권에 규율되는 기술력을 접할 기회가 마련됐으며, 법적 테두리 내에서 규율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민병덕 의원, 이강일 의원, 김남근 의원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우여곡절 끝에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투자자 보호와 가상자산 산업 발전 측면에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입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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