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석달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주담대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10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15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20조5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지난해 3월(-7109억원)까지 감소했다가 4월(+2조3000억원)부터 상승 전환했다. 그러다 올해 3월에는 1조7000억원 줄며 1년 만에 감소했지만, 4월(+5조원)과 5월(+6조원) 다시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된 데 영향받았다. 876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주담대는 지난달에만 6조3000억원 늘며 전달(5조7000억원)에 비해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해 8월 7조원 증가 이후 최대 폭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주담대는 26조5000억원 증가했다. 2021년 상반기 30조4000억원 상승 이후 3년 만에 최대폭이다. 반면 지난달 기타대출은 반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감소 전환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5조9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는 주택거래 증가와 대출금리 하락, 주택도시기금 이차보전방식 대출 증가 등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에 증가 폭이 다소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도 4월 보합에서 5월 7000억원은 늘었고, 6월에는 6000억원으로 증가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과 5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3만7000가구와 3만9000가구로 3만가구 수준이던 연초에 비해 거래량이 늘었다. 1월과 2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3만1000가구와 3만 가구를 보인 바 있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비은행권 대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금융권 전체로는 4조원대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면서 “비은행 대출 일부 대출 수요가 은행으로 이동한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주도 주택 관련 대출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주택 시장 상황 변화나 은행권의 대출 취급 형태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달 5조3000억원 늘며 129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말 계절요인 등으로 전월(+6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대기업대출(+1조1000억원→+7000억원)은 영업실적 개선과 반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중소기업대출(+5조8000억원→+4조6000억원)은 중소법인의 시설자금 수요 지속에도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회사채 발행은 연초 차환 목적의 선발행 영향 등으로 -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순상환이 지속됐다. CP·단기사채(+1조4000억원 → -1조6000억원)는 대기업의 반기말 일시 상환 등으로 감소 전환했다.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통화정책 피벗 기대 강화 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9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11%로 5월말보다 0.34%포인트 낮아졌고, 같은기간 10년물은 3.19%로 0.39%포인트 떨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