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에 서울시 장기전세주택Ⅱ 300호 첫 공급…선정기준 파격 완화
12월 입주…소득기준 완화·한명 낳아도 기간 연장…하반기 1천호 공급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최윤선 기자] 서울시가 올해 5월 저출생 극복 대책의 하나로 내놓은 ‘장기전세주택Ⅱ'(SHift2) 선정 기준을 파격적으로 낮추고 본격 공급에 들어간다.
월소득 974만원인 무자녀 맞벌이 부부도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에 3억원대의 전세 보증금으로 입주해 기본 10년간 입주할 수 있다.
첫 시작은 둔촌주공으로, 당첨되는 신혼부부 300가구는 12월 초부터 입주하게 된다.
시는 이달 23∼24일 신혼부부 또는 예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둔촌주공 장기전세주택Ⅱ 입주 신청을 받는다고 10일 밝혔다.
전용면적 49㎡(21평) 150세대(무자녀 가구), 59㎡(24평) 150세대(유자녀 가구)를 모집하며 신청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장기전세주택Ⅱ는 이른바 ‘시프트’로 불리는 오세훈표 주택정책의 대표 브랜드인 장기전세주택의 두 번째 버전이다.
출산 또는 결혼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에게 안정적 주거와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시의 파격적인 저출생 대책이다.
면적별 전세보증금은 49㎡ 3억5천250만원, 59㎡ 4억2천375만원이다. 이달 기준 동일 면적 시세의 50% 수준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혼인신고 한 날로부터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모집공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부부 모두 공고일 기준으로 5년 이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시는 지난 1일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통해 소득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전용면적 60㎡ 이하 신청 대상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 이하(맞벌이 가구 180%)다. 60㎡ 초과 시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맞벌이 가구 200%)면 신청할 수 있다.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만 공급되므로 자녀가 없는 맞벌이 신혼부부의 경우 월평균 소득이 974만원인 가구도 신청할 수 있다.
또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에 정해진 세대원수별 면적 기준과 별개로 장기전세주택Ⅱ에는 별도 면적 기준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이번 49㎡형을 신청할 수 있다.
또 다른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장기전세주택은 부동산·자동차 가액만 고려해 고액자산 보유자 입주를 막기 어렵다는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총자산’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금융자산 등을 고려한 총자산 6억5천500만원 이하 가구만 신청할 수 있다.
총자산은 부동산, 자동차, 일반자산, 금융자산을 포함하고 부채를 제외한 금액으로 산정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높은 서울 주택가격을 고려해 중앙부처가 임대주택 공고 시 적용하는 총자산 기준 3억4천500만원의 약 1.9배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저출생 대응을 위한 대책인 만큼 입주 후 출산하는 가구에 대한 지원은 한층 강화된다. 한 명만 출산하더라도 소득·자산 증가와 관계없이 2년 단위로 재계약할 수 있다.
둔촌주공 장기전세주택Ⅱ 입주자는 유자녀·무자녀 가구를 구분해 선정한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신혼부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30%에 우선 공급하고, 우선 공급 탈락자를 포함해 일반공급 대상자를 선정한다.
또 20∼30대 초반 젊은 부부의 입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무주택기간 가점을 폐지하는 대신 서울시 연속 거주기간, 청약저축 납입 횟수로 가점을 부여한다. 높은 점수순으로 선정하되 동점자는 추첨한다.
서류심사 결과는 8월 9일, 최종 당첨자는 10월 7일 발표된다. 12월 4일부터 입주한다.
시는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올해 하반기 총 1천호 이상의 장기전세주택Ⅱ를 공급할 예정이다.
8월에는 광진구(자양1 177호), 송파구(문정3 35호), 은평구(역촌1 33호), 관악구(봉천 18호), 구로구(개봉 16호) 등에 대한 모집 공고를, 12월에는 약 500호 규모의 모집공고를 낸다.
자양1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롯데캐슬 이스트폴)은 전용면적 79·82㎡의 넓은 평형도 공급한다.
오세훈 시장은 “일단 시작이 반”이라면서 추가 물량을 계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에 1천호 이상을 공급하고 2026년부터 전세임대 등을 포함해 매년 4천호 이상을 공급해 신혼부부 주거안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현재 서울에서 1년에 약 3만6천쌍이 결혼하는데, 물량을 늘려 연간 약 4천 가구 정도를 공급하면 신혼부부의 10%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지금은 서울시 자체 재원으로 사업 중인데 정부가 도와주면 더 빠르게 물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각종 제도의 변화를 수반하는 건 국토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 가점 제도나 소득 기준 완화가 제일 중요하다”며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적극적인 제도 개선 뒷받침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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