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발(發)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15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보다 0.2% 올랐다. 지난주(0.18%)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자치구별로 서초구(0.31%)는 반포·잠원동 등 대단지 위주로, 송파구(0.27%)는 잠실·문정동 등 주요단지 위주로, 영등포구(0.23%)는 여의도·대림동 위주로, 양천구(0.21%)는 목·신정동 등 주요단지 위주로, 강남구(0.19%)는 역삼·개포동 위주로 상승했다.
강북에서는 성동구(0.59%)는 옥수·행당동 등 대단지 위주로, 용산구(0.35%)는 도원·이촌동 위주로, 마포구(0.33%)는 신공덕·염리동 위주로, 서대문구(0.26%)는 남가좌·북아현동 위주로, 은평구(0.21%)는 불광·진관동 등 중소형 규모 위주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가격상승 기대감으로 인해 매수심리가 회복됐다”며 “선호단지뿐만 아니라 인근 단지에서도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매도희망가격이 지속 상승하는 등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서울을 떠나 경기도 등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탈(脫)서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인포가 대법원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도권 생애 첫 부동산 구입 8만8780건 중 경기도 내 거래가 총 5만5893건으로 수도권 거래의 6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19.1%(1만6936건), 인천은 18.0%(1만5951건)로 나타났다. 생애 첫 부동산 대상은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 등) 기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도 집값과 거래량이 심상치 않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아파트 거래량은 1만20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인 33개월 만의 최고치다. 지난달 거래량도 9485건으로, 아직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거래량이 5월 거래량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이번 주 0.05% 올라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인천은 0.05% 올라 지난주(0.06%)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경기는 과천(0.44%), 성남 분당구(0.32%), 부천 원미구(0.16%), 부천 오정구(0.14%), 군포(0.13%), 시흥(0.13%) 등이 상승세였다. 인천은 중구(0.10%), 남동구(0.07%), 서구(0.07%), 계양구(0.05%), 연수구(0.04%) 등이 상승세였다.
부동산 시장에선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며 주택 실수요자들이 서울과 가까운 경기지역의 주택 매수에 나서면서 경기 집값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금리 기조에 전셋값마저 급등하자, 무주택자들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지역에서 내 집 마련이나 갈아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은 6억477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6억원대에서 2023년 5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6억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6억원대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 평균 시세(5억4538만원) 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신생아 특례대출도 한몫했다. 지난 1월 출시된 신생아특례대출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을 연 1.2~3.3%의 초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당초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원보다 낮아야 신청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부터 2억원, 내년부터 3년간은 2억5000만원으로 소득 기준이 상향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집값 상승세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며 “신생아 대출특례로 정책대출이 지원되면서 임대 수요도 매매 수요로 전환되고, 주택 매수세가 회복하면서 당분간 수도권지역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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