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회 연속 동결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점차 커지면서 시장금리는 연저점을 기록 중이다. 은행권 대출금리도 이를 반영해 내려갔지만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한 가산금리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이날 기준 연 2.86~5.67%로 집계됐다. 변동형 금리는 연 3.80~6.62%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회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인상 이후 1년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시장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하락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날 3.385%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3%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시장금리를 반영한 주담대 금리도 내려가면서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2%대로 내려왔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6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채 금리는 시장의 전망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움직이고 코픽스는 은행의 조달금리를 반영해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은행의 가산금리 조정이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가계대출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을 향해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08조5723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415억원 늘었다. 두 달 연속 5조원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면 및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3일에도 주담대 혼합형(고정형)과 변동형 금리를 0.13%포인트 올렸다.
하나은행은 가계 주담대의 감면금리 폭을 1일부터 최대 0.20%포인트 조정해 금리를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12일부터 대면 및 비대면 5년 변동 주기형 아파트 담보 주담대와 2년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씩 올린다. 신한은행은 15일부터 5년 변동 주기형 주담대 상품 금리를 0.05%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채권금리는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추세를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목받는 주기형·혼합형 주담대의 경우 시장금리를 즉각 반영하는 만큼 금리가 하락하고 대출자들의 선택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면서 “중도상환수수료도 낮아지게 되면서 추후 대환대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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