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조정 양상을 띠는 가운데 월가 대형은행은 향후 시장 확대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조 달러(1경3789조원) 규모의 기관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된다는 전망에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월가 5대 은행 중 한 곳인 씨티그룹은 전통 자산 토큰화를 통해 기관 자금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본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다니엘 미트쉘 씨티그룹 디지털자산 전략팀장은 전날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어돕션 2024’ 행사에서 “향후 10조달러 규모의 기관 투자자 자산이 온체인화(블록체인상에서 거래)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겨냥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실제 기관 고객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PE) 토큰화가 대표적이다. 씨티그룹은 지난 2월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발행한 사모펀드를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했다.
미트쉘 팀장은 “가상자산은 향후 금융 분야에서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게 많다”며 “특히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사모펀드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 토큰화가 중앙화 시스템의 비용 문제와 비효율성 등을 개선했음을 확인했다”며 “전통 금융과의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유동성이 확대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기관 고객 대상 블록체인 외환(FX) 거래 서비스 RFS도 소개했다. 해당 서비스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이 주도하는 전통 은행의 토큰화 자산 및 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 ‘가디언’의 일환이기도 하다.
미트쉘 팀장은 “전통적인 중앙화 방식의 외환 거래는 자본 효율성과 정보 유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이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며 “이는 향후 몇 년간 이어질 혁신의 시작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환거래 분야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도 계속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곧 기관 고객들도 블록체인 기반 외환 거래를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FS는 글로벌 투자사 로프라이스와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등과 협력해 개발됐다. 운용 자산만 1조3000억달러(1793조원)에 달하는 로프라이스가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다.
한편 씨티그룹은 지난 2021년 처음으로 디지털자산 부서를 신설했다. 이후 해당 부서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와 자산관리 고객을 위한 상품 등을 개발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
[뉴욕 코인시황/마감] 금리 인하 전망 강화한 美 CPI 불구 하락 … 獨정부 매도로 비트코인 $58K 아래 후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