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1% 남짓한 ‘슈퍼개미’에 대한 부자감세 논란과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으로 인한 세입 기반 약화 문제는 고민이 될 전망이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달 중순 무렵 당대표 선거를 마무리한 이후에 금투세 등에 대한 당론을 정할 예정이다. 금투세는 국내외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다. 국내 주식의 경우 연간 5000만원 이상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표준 3억원 이하는 22%, 3억원 초과는 27.5%의 세금을 납부하도록 설계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국회를 통과한 후 당초 2023년 1월부터 도입 예정이었으나 전산 시스템 구축의 어려움, 투자금의 해외 유출 등에 대한 우려로 여야 합의를 거쳐 2025년 1월 시행으로 2년 유예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에서 금투세 폐지를 공약했으나 민주당에서 ‘부자감세’ 비판을 이어온 만큼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최근 금투세 유예에 대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유예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작업은 이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에 속도감 있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 신분으로 개인적 견해를 말씀하신 것 같다”면서도 “대표가 되고 난 뒤에 정책위로 지시를 하면 논의를 해서 (당론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 설득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개인적으로는 (금투세에) 손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금투세 공제한도가 5000만원 이상으로 굉장히 높아 실제 세금을 내는 사람들은 1%도 안된다는 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투세 폐지의 밸류업 효과 관련해서도 “현재 증권시장 세제가 상품별로 제각각인데, 금투세 도입으로 납세자를 헷갈리지 않게 하는 것이 자본시장 선진화”라며 “밸류업을 위해서는 금투세 유예가 아니라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사회의 주주충실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기재부가 2020년 금투세 도입 당시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금투세 시행으로 인한 납세자는 연간 15만명으로부터 추정된다. 1400만명의 투자자 가운데 1% 남짓만 내는 세금인 셈이다.
반면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축소키로 한 증권거래세는 예정대로 인하하면서 세수 감소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거세는 2022년 0.23%에서 지난해 0.20%, 올해 0.18%로 낮아졌다. 내년에는 0.15%까지 인하할 계획이다. 금투세 미시행으로 인한 연간 세수 감소폭은 1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금투세, 상속세, 종합부동산세 등 감세 정책을 쏟아내면서 인구구조 변화로 취약해지고 있는 세입기반을 정부 스스로 더욱 허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기재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보다 17조9000억원 늘어난 114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우리나라는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돼 왔다”며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을 통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근로·사업·이자·임대소득처럼 과세하는 것은 당연하고 마땅한 조치”라며 “금투세 유예나 폐지로 이를 가로막는 것은 조세정의에 대한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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