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12월 연속 인하 거론…”이달 인하 배제 말아야” 주장까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보다 낮게 나오는 등 인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이자 미 기준금리가 올해 3차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가 현재의 5.25∼5.50%보다 낮을 가능성을 92.7%로 보고 있다. 이는 한 달 전 52.8%나 하루 전 73.4%보다 크게 올라간 것이다.
게다가 12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0.75%포인트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하루 사이 26.2%에서 45.2%로 올라섰다. 0.5%포인트와 0.25%포인트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각각 42.0%, 8.4%였고 동결 전망(0.4%)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시장 투자자들은 9월을 시작으로 11, 12월 연속으로 금리가 내릴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은행 JP모건과 매쿼리는 첫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전망을 각각 11월과 12월에서 9월로 당겼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장분석업체 LSEG 자료에 따르면 CPI 발표 이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72%에서 100%로 올라왔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전략가는 “시장에서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도이체방크의 매류 래스킨은 “9월 금리 인하는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7월 인하 가능성도 최소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다만 CME 페드워치를 보면 이번 달 금리 동결 전망이 여전히 91.2%에 이르고,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향후 금리정책에 대해 어떤 신호를 줄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기준금리를 둘러싼 시장 전망 급변은 6월 CPI 발표에 따른 것이다.
미 노동부는 이날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5월 상승률(3.3%)보다 내려간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1%)도 밑돈 것이며,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3.0%를 터치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미국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2021년 4월 이후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2021년 8월 이후 최저였다.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으로 꼽혔던 주거비 물가가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친 점도 진전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진정에 대해 더 많은 확신을 얻으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이 짧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물가상승률이) 2%로 가는 길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곧 금리 인하를 할 때가 무르익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10일 의회 발언에서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로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노동시장에 냉각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더는 과열 상태가 아니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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