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니 ‘사퇴 촉구’ 기고 전 오바마와 연락
“트럼프 이길 수 있을까” 오바마 회의 커져
“펠로시, 경합지역 의원들에 ‘사퇴 압박’ 조언”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 정면 돌파에도 민주당에서 사퇴 촉구 요구가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그 배후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각) 미국 폴리티코는 할리우드 거물급 배우이자 민주당 ‘큰손’ 기부자인 조지 클루니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 촉구하기 전 오바마 전 대통령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클루니는 지난 10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 자금 모금 행사에서 본 바이든은 문제의 토론 때와 같은 모습이었다며 “그때 내가 함께한 이는 2010년의 바이든도, 2020년의 바이든도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클루니는 해당 행사에서 3000만 달러(약 415억원) 규모 역대급 후원금을 냈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그 자리에 있었다.
소식통들은 폴리티코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클루니의 기고를 격려하거나 조언하진 않았지만, 반대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오바마 전 대통령 보좌관 출신이기도 하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능력에 대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의가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를 이기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다수의 의원들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직접적인 조언보다 주로 경청하는 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 어른’ 역할을 하는 펠로시 전 의장은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지난 10일 MSNBC에 출연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우린 모두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리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사퇴를 촉구한 건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대한 명확한 지지 표현도 아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용퇴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취지로도 해석되는 발언이다.
펠로시와 가까운 한 인사는 해당 발언이 의원들에게 미묘한 ‘청신호’로 작용하기 위함이었다며, 경선에서 변화를 원하는 의원들이 목소리 내도록 장려하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경선 참여 재고를 경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것 같았던 원내 사퇴 압박은 펠로시 전 의장 발언 이후 재점화됐다. 11일에만 8명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사적으로 통화도 잇달아 가졌다. 펠로시 전 의장과 통화했다는 의원 6명 등에 따르면 그는 바이든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며 물러나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나아가 경합 지역구를 둔 의원들에겐 바이든에게 후보직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한이 있더라도 각자의 재선을 위해 필요한 모든 걸 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주 워싱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렸던 만큼 국가 안보를 위해 행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권했다. 일부 의원들은 회의가 폐막한 뒤 발표하기 위해 성명서 초안을 미리 작성하기도 했다.
비(非) 경합 지역 의원들에겐 공개적인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악관이나 캠프에 직접 간청하는 방법을 권유했다. 일부는 이를 시도했지만 바이든에게 전달하진 못했다고 한다.
CNN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선거 관련 개인적으로 논의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펠로시 전 의장 대변인은 이에 대해 “둘이 얘기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진 않지만, 대화 (내용)에 대해 아는 의원은 없다”며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진실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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