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물가 둔화세가 확인되며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보다 높아졌다. 석 달 연속 2%대 물가로 금리 인하 환경이 마련되며 우리나라도 미국에 이어 10월에 금리를 낮출 것이란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6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0% 오르며 3년 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하며 이 역시 시장예상치(0.1% 상승) 크게 하회했다. 6월 근원 CPI 상승률은 3.3%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다.
깜짝 물가 하락으로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기대는 높아졌다. 시카고금융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공개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하루 전까지 60%대 후반을 기록하다 CPI 상승률이 발표된 직후 90%대로 급등했다.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6월 미국의 CPI 결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가 크게 완화되고, 디스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연준이 9월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은 최근 발간한 ‘美 6월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CPI 발표 직후 JP모건은 올해 연준의 첫 정책금리 첫 인하 전망 시점을 기존 11월에서 9월로 앞당기면서 “9월을 시작으로 분기별 추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에 문이 열렸다”면서 “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번 회의에서 9월 인하 개시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지 여부가 조명 받을 것”이라고 봤다.
BNP파리바는 “연준의 9월 금리인하에 청신호가 켜졌으며 다만 내년에 추가적인 큰 폭의 인하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진전 이외에도 노동시장의 보다 강력한 둔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풀이했다.
우리나라 역시 그동안 금리 인하를 가로막던 물가가 2%대로 둔화되며 금리 인하 환경이 마련됐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5월에는 인하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방향을 전환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환율을 비롯해 집값과 가계부채 반등에 한은의 금리 인하는 10월 전망이 높다. 7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16주 연속 오르며 5년10개월 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5조3415억원 늘며 2021년 7월(6조2000억 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총재가 연준 정책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고 하고, 금통위원 다수가 매파적 스탠스를 보이면서 미국의 9월 인하 후 금통위는 10월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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