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당장 연준·기업 실적에 주목할 것”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확률 상승으로 미 증시에서 관련주 주가가 오르고 장기 국채 가격은 하락한 가운데 아직은 전체적인 파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0.82포인트(0.53%) 오른 40,211.72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5.87포인트(0.28%) 오른 5,631.2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4.12포인트(0.40%) 오른 18,472.57에 각각 마감했다.
빅테크 이외의 소형주 강세가 이어지면서 러셀 2000지수는 1.8% 상승했다.
이날 증시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수혜를 입는 종목에 투자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이자 트럼프가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가 31.4% 급등했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테슬라도 1.8% 상승했다.
엑손모빌(1.7%), 셰브런(1.6%) 등 에너지 업종과 유나이티드 헬스(0.8%) 등 건강보험 업종도 트럼프 당선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로 올랐다.
민간 교도소와 총기 관련 주가는 크게 뛰었지만, 재생에너지 주식 가격은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거의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서 6만3천달러를 넘었다.
채권시장에선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15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 금리는 연 4.453%로 0.90bp(1bp=0.01%포인트) 내렸지만, 30년만기 국채금리는 5.30bp 오른 4.454%에 거래됐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4.10bp 오른 4.228%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년 만기 국채 금리를 넘어섰다. 이는 1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및 감세 정책이 장기적으로 재정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심화를 통해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나 트럼프 당선 확률 상승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분명치 않다며 신중론을 나타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 빅토리아 페르난데스는 이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선거까지 시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우린 한 걸음 물러서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랜즈버그 벤넷 개인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랜즈버그는 “지난 주말 같은 상황은 우리가 고객에게 항상 현금을 비축하라고 권장하는 이유”라며 “이번 사태가 주식시장 전반 위험을 높이고 유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당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기업 실적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말했다.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의 CIO 존 스톨츠퍼스는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 투자자들을 막지 못하곤 한다”며 “이들은 기업 실적 발표와 경제지표를 눈여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자산관리회사 롱테일 알파의 설립자인 인 비니어 반살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정말 금리인하를 원한다고 생각하며, 이게 단기 금리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며 “장기 금리를 보면 금융시장에선 이제 트럼프 경쟁자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만기 2년~30년 국채의 금리 차이가 플러스가 되고 궁극적으로 최대 2%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츠의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거시 전략 책임자인 팀 그래프는 “장단기 금리차 정상화가 트럼프 효과라기보다는 인플레이션 둔화, 노동시장 둔화, 연준 개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집권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라고들 하는데, 그 점은 그렇게 명확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UBS는 이날 정치 이슈에 반응해서 단기 거래를 하는 것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재 주식을 피하는 게 건전한 방어 전략이라고 말했다고 WSJ이 전했다. UBS는 공화당이 대통령직과 의회 양원을 모두 휩쓸 확률을 45%로 보고 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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