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일자리’가 최우선…”우크라 어떤일 일어나도 무관심”
기후변화 불신·국경장벽 구축·낙태권 금지·이스라엘 절대 지지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선출된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은 각종 정책 현안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실상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밴스 의원은 낙태와 이민, 중동 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 강경 보수파의 입장을 대변했다.
특히 그에게는 ‘경제적 포퓰리스트’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경제 현안에서 ‘미국인의 일자리’나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통상 분야에서 각종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끌어올리고, 중국에 대해서는 추가로 고율 관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론도 일자리 문제로 귀결된다.
미국의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를 도입하고 중국제 수입품에 대해선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상이 미국의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밴스 의원은 “결국 펜실베이니아나 오하이오, 미시간 같은 곳에서 더 많은 미국제 상품이 제조될 것”이라고 반론을 펼쳤다.
불법 이민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022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조 바이든의 국경개방이 오하이오 주민을 죽이고 있다’는 구호를 들고나왔다.
미국의 일자리가 싼 임금으로도 고용이 가능한 불법 이민자들로 채워진다면 미국인 노동자들이 일자리에서 쫓겨나거나, 임금이 깎인다는 논리다.
밴스 의원은 불법 이민자에게 혜택을 주거나, 사면하는 것도 반대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후 중단된 국경 이민장벽 설치도 계속하자는 입장이다.
또한 석유 산업이 발달한 오하이오주 출신인 밴스 의원은 인간의 각종 활동이 지구 온난화 현상을 가속한다는 과학계의 정설을 부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풍력과 태양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이나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다만 그는 대기업 세제에 대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훨씬 포퓰리스트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인세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밴스 의원은 오히려 일부 기업에 대해선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그는 “미국의 일자리를 외국으로 보내고, 그 이익으로 각종 반(反)미국적 행사나 운동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선 세금을 더 물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존 킬러’라는 별명이 붙은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에 대해서도 “일을 잘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보수파 정치인들처럼 무조건 친(親)기업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는 낙태 문제에선 극도로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근친상간이나 강간 등 범죄에 따른 임신에 대해서도 낙태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교 분야에서도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연방 상원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600억 달러(약 83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안 통과를 막기 위해 선봉에 서기도 했다.
미국과 상관이 없는 우크라이나를 도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솔직히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열정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주장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자는 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밴스 의원은 가자지구의 민간인 희생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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