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2000 지수 5일간 12% 급등, 나스닥 100은 0.3% 하락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기를 펴지 못하던 미국 중·소형주가 화려한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중·소형주 대표지수인 러셀2000 지수는 지난 5거래일 동안 12% 올랐다. 2020년 4월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주식시장에서 투기 성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중·소형주가 팬데믹 이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급등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셀 2000지수가 급등한 지난 5일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6% 상승에 그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는 0.3% 하락했다.
러셀 20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지난주 주식형 ETF 중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러셀 2000지수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1천개 기업을 빼고 그다음부터 3천등까지의 기업 2천개로 구성된다.
대기업들은 당연히 상위 1천개 이내에 들어가므로 이 지수는 중소기업들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이 지수는 올해 들어 보합세에 그쳤지만 최근 물가 관련 지표, 특히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에 기준금리를 내리면 중·소형주들이 더 힘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작용했다.
중소기업들은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며, 금리 인하 시 이자 부담이 줄어 재정 상황이 나아진다.
롱보드 자산 관리의 콜 윌콕스 대표는 “헤지펀드와 트레이더들은 지난주 CPI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까지 중·소형주에 대해 기록적인 매도포지션을 취했는데 예상보다 물가상승률이 낮게 나와 당황했다”면서 “이것이 소형주 급등세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소형주는 몇 차례 반등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소형주들의 향후 예상 순익 대비 주가(밸류에이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러셀 2000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12% 정도다. S&P 500지수가 19% 상승한 것에 비하면 아직 덜 올랐다.
아폴론 자산 관리의 에릭 스터너 최고투자책임자는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지면 연준의 금리 인하와 맞물려 소형주 랠리가 매우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형주에 대한 수익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 분석에 따르면 러셀 2000지수 기업들의 향후 예상 수익 및 순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S&P 500지수 종목들에 근접해 있다.
하지만 월가 일부에서는 소형주 랠리가 이미 과열됐다고 경고한다. 기술적 분석 결과 러셀 2000지수는 이른바 ‘과매수’ 영역에 깊이 와 있다.
지수 반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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