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 본 이더리움 하드포크] #1 작업증명과 지분증명, 차이는?
[쉽게 풀어 본 이더리움 하드포크] #2 이더리움 하드포크 명칭에는 ‘목표’가 담겨있다
[쉽게 풀어 본 이더리움 하드포크] #3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 4가지 미션은?
[쉽게 풀어 본 이더리움 하드포크] #4 하드포크, 시장 가치엔 어떤 영향 미칠까?
[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이더리움의 첫 하드포크로부터 4년이 지났습니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의 미션을 살펴보기 전에, 1단계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지난 역사와 이름에 숨겨진 이야기들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편에서 짧게 말씀 드렸듯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을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이전 버전과 호환이 가능한 소프트포크와는 달리 이전 버전과 호환이 불가능한 방식입니다. 그렇기에 블록체인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채굴자들과 개발자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면 새로운 암호화폐가 탄생하기도 하죠.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분리된 비트코인 캐시 처럼요. 다행스럽게 이더리움의 하드포크는 이미 합의를 마친 상황입니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암호화폐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소리죠.
이더리움 하드포크를 보다보면 명칭에는 어떤 뜻이 있을 지 궁금해집니다. 프런티어부터 홈스페드, 비잔티움, 콘스탄티노플, 세레니티까지. 1차 업데이트, 2차 업데이트로 명명하지 않고 심오한 명칭들을 사용하는 것인지 말이죠.
언뜻 보면 알 수 없는 이더리움 하드포크 명칭 속에는 이더리움이 하드포크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1단계인 프런티어부터 4단계인 세레니티까지 각 명칭이 가진 의미는 무엇이고 하드포크는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단계: 새로운 영역 개척의 꿈을 담은 ‘프런티어’
이더리움의 첫 하드포크는 2015년 7월의 ‘프런티어’였습니다. 프런티어는 과거 미국이 서부를 개척할 때 개척이 된 지방과 개척이 되지 않은 지방을 나누는 경계였습니다. 그들에게 서부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개척지였습니다 . 우리나라로 치면 DMZ 정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장소라는 점에서만요.
미국은 서부라는, 이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는 곳(사실은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으므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는 주장은 미국의 입장)으로 팽창해 나갔고 그것을 ‘개척했다’고 말합니다. 지금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정신을 일컬어 ‘프런티어 정신’이라 부르곤 합니다. 이더리움의 첫 하드포크가 프런티어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프런티어 하드포크 이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컨트랙트를 작성한 뒤 DApp 개발 및 채굴이 가능해졌습니다. 기존 비트코인이 가지지 않았던 스마트컨트랙트가 포함돼 블록체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의미에서 프런티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2단계: 시스템 안정화를 꾀한 ‘홈스테드’
새로운 곳을 개척한 후에는 기반을 다져야겠지요. 가만히 놔둔다면 불모지가 될테니까요. 미국도 서부를 개척한 후 사람들을 이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생긴 땅을 그대로 둘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아무도 서부로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죠.
사람들을 서부로 보내기 위해 미국은 하나의 방법을 고안합니다. 사람들에게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자영 농지법 혹은 홈스테드 법이라 불리는 것이 이것입니다. 이 법은 서부의 개발되지 않은 토지를 20만평씩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집도 짓고 5년동안 농사를 지어야 했습니다. 황무지인 서부에 농지를 만들어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160만명의 농민들이 서부에 농지를 받게 됐습니다. 이들이 받은 면적만 110만 제곱키로미터에 달합니다. 미국 면적의 약 10%라고 하니 엄청난 크기였죠. 이를 통해 미국 서부는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이더리움의 두 번째 하드포크인 홈스테드도 같은 것을 지향합니다. 첫 개척한 이더리움 생태계에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을 건설하는 작업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 단계에서이더리움의 시스템이 대폭 안정화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도 채굴을 할 수 있게 돼 이더리움 생태계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생태계가 커질 수 있는 초석을 다진 것이죠.
3단계: 더 성숙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밑작업’, 메트로폴리스
도시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큰 도시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가 결합해 하나의 대규모 도시를 형성하게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거대도시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를 메트로폴리스라 부릅니다.
이더리움의 3단계 하드포크가 메트로폴리스인 이유가 여기있습니다. 새로운 영역도 개척했고(프런티어), 성장을 위한 기반도 닦았으니(홈스테드), 이제 주변의 블록체인들을 통합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겠다(메트로폴리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콘스탄티노플은 이 3단계에 속합니다. 이전 3단계 하드포크인 비잔티움을 거친 3-2번째 하드포크인 셈입니다. 이 하드포크 이름에도 숨겨진 의미가 있습니다.
비잔티움과 콘스탄티노플은 도시 이름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로마시대까지 존재했던 도시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 두 도시는 같은 도시입니다. 지금은 잘 알려진 터키의 이스탄불이 이곳입니다.
비잔티움은 고대 그리스 시대 건설된 식민도시입니다. 비잔티움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에 정복된 이후 생겨난 이름입니다. 주변 폴리스들과 화폐동맹을 통해 경제적으로 번영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로마가 위협받자 이 비잔티움을 제2의 수도로 삼게 됩니다. 그리고 명칭을 콘스탄티노플이라 변경합니다. 당시 황제가 콘스탄티누스였는데 자신의 이름을 딴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후 콘스탄티노플은 로마가 몰락하고 오스만투르크가 이곳을 점령하기 전 1000년 동안 번영을 누렸습니다. 이후에도 오스만투르크의 수도로 번영을 누렸습니다. 이 시기부터 이 도시는 이스탄불로 불리게 됐습니다. 터키공화국이 일어나고 수도를 앙카라로 옮긴 후에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이더리움이 이 도시의 명칭을 사용한 것은 이 도시의 역사와 이더리움의 발전을 유사하게 가져가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하나의 도시(초기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지속적인 발전으로 거대도시를 형성하겠다는 표현인 것이죠. 그래서 비잔티움 하드포크 단계에서는 큰 변화 보다는 빠른 전송 속도를 확보하고 보안성을 대폭 높이는 한편 이더리움의 스마트컨트랙트를 좀 더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에 집중했습니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도 큰 변화 보다는 변화를 위한 준비 단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 하드포크는 채굴 보상을 줄이고 스마트컨트랙트 체결에 이용되는 가스를 줄이는 방식으로의 변화입니다. 12월에는 이더리움이 변화시켜려 하는 PoS방식으로의 변화를 위한 채굴 난이도 상승도 있을 예정입니다. 이 단계가 이스탄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 도시가 점차 발전해 거대도시로 향해가는 모습 처럼 이더리움의 발전 단계를 감상해 볼 수 있겠네요.
4단계: 도시의 고도화, 세레니티(예정)
마지막 단계의 이름은 세레니티(Serenity)입니다. 이더리움은 이 단계를 통해 보상 방식을 PoW에서 PoS로 바꾼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샤딩을 도입하는 것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더리움2.0을 완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즉, 발전이 끝나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됐다는 의미입니다.
세레니티의 의미가 그것을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세레니티의 의미는 평온, 고요함을 의미합니다. 격동적인 변화 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죠. 마지막 단계로 세레니티를 택한 것은 개발을 마치고 안정적인 생태계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앞으로 추가적인 계획이 발표된다면 업그레이드 명칭을 통해 개발 방향을 예측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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