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5년간 실리콘밸리 경험 쌓은 인맥…정치자금 지원·부통령 후보 로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39) 연방 상원의원이 지명된 데에는 IT 중심지 실리콘밸리의 탄탄한 인맥이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밴스 의원의 실리콘밸리 인맥은 그의 정치적 야망에 자금을 댔고, 다른 부유한 기부자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도록 로비했다고 NYT는 전했다.
밴스 의원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기금 모금 행사를 개최하고 비공개 만찬을 주최했다.
장소는 오랜 인연이 있는 공화당 큰 손 기부자인 피터 틸(57) 페이팔 창업자를 통해 만난 기업가이자 팟캐스터인 데이비드 색스의 저택이었다.
이날 만찬에는 색스뿐만 아니라 억만장자 벤처 자본가로 알려진 차마스 파리하피티야 등 20여명의 테크 및 가상화폐 경영진과 투자자들이 함께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당시 부통령 후보군이었던 더그 버검 노스다코다 주지사도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닝메이트를 누구로 할 지 참석자들에게 물었고, 버검 주지사도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밴스를 뽑아라”고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1천200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모금한 이날 행사는 밴스 의원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는 직접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추천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밴스 의원을 추천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5일 밴스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 “훌륭한 결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 실리콘 밸리의 벤처캐피탈 투자자로 근무하며 이들과 관계를 형성했다.
그가 실리콘밸리에 오게 된 것은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의 영향이 컸다.
밴스 의원은 예일대 로스쿨에 재학 중이던 2011년 투자자로서 예일대에 강연하러 온 틸을 처음 만났다.
틸은 법대생들에게 그들 앞에 주어진 전망보다 실리콘밸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고 이는 당시 밴스 의원의 뇌리에 꽂혔다.
이에 그는 2013년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으로 넘어가 바이오 기업인 서킷 테라퓨닉스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리콘밸리에서의 경력을 쌓아갔다.
2016년에는 틸이 공동 설립한 샌프란시스코의 벤처캐피털 미스릴 캐피털에서 일하며 틸과 인연을 계속 이어갔고, 스티브 케이스 전 AOL 최고경영자(CEO)의 벤처 캐피털 회사인 레볼루션 LLC에서도 스타트업 지원 업무를 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쌓은 인맥은 정치 입문 이후 든든한 지원군이 돼 틸은 당시 밴스 후보와 관련된 ‘오하이오 가치를 지키자’ 그룹에 5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1천500만 달러를 지원했고 색스도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NYT는 그러나 밴스 의원이 탄탄한 실리콘밸리 인맥을 등에 업고 부통령 후보에 올랐지만,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다고 해도 실리콘밸리의 이익을 지지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그는 빅테크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연방거래위원회(FTC)를 치켜세우는가 하면, 구글에 대해서는 쪼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밴스 의원은 지난 2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너무 늦었지만, 구글을 분할할 때가 됐다. 명백히 진보적인 정보통신(IT) 회사가 우리 사회 정보의 독점적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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