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그동안 상승 랠리를 펼쳤던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급락세를 보이는 등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도 이와 연동돼 반도체와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경기 방어주인 통신주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전일 대비 1400원(3.84%) 상승한 3만7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3억원과 124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각각 1.89%, 1.53% 상승 마감했다.
반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94(0.67%) 하락한 2824선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3.63%), 현대차(-2.98%), 한미반도체(-3.70%) 등 그동안 증시를 이끈 종목들이 조정을 받은 가운데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분류되는 통신 업종은 선방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 근본적 원인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트럼프 발언과 미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악재가 겹치면서 6.81% 급락해 2020년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6.62% 하락했고, AMD(-10.21%), ASML(-10.93%), TSMC(-7.98%), 브로드컴(-7.91%), 퀄컴(-8.61%), 마이크론테크놀러지(-6.27%) 등 대부분의 반도체주들은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대만이 반도체 산업을 독점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규모 지원에도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며 “대만은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미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반도체 비롯한 빅테크 성장주들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트럼프 재선 가능성을 반영하며, 성장주에서 가치·경기민감·중소형주로의 순환매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의 반도체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으로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지자 안정적인 배당과 방어주 성격을 갖춘 통신 업종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인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이익 모멘텀이 높고, 악재 노출이 낮은 내수 업종이 투자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 업종은 실적 우려와 규제 이슈가 없어 언제든 편하게 배당 및 방어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며 “올해 배당수익률 전망은 SK텔레콤 6.7%, KT 5.5%, LG유플러스 6.6%이며, 자사주 소각을 포함할 경우 KT의 총 주주수익률은 8.2%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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