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등장한 당첨번호로 조합…”특정번호 쏠림 현상은 없어”
이월이 안돼 당첨금 적다?…게임 판매 1억건 당첨확률 상회
추첨할 때 조작하나…검증된 추첨기 사용하고 해킹 불가능
[세종=뉴시스 김동현 기자] 최근 로또 1등 당첨자가 역대 최대 규모인 63명 나오면서 ‘로또 조작설’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역대급 1등 당첨자에 수령액도 세금을 제하면 3억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어서 쉽사리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로또 1등 당첨확률은 814만분의 1로 문제가 된 회차에서 1억1000만건 가량 로또가 판매된 것을 고려할 때 확률적으론 13명의 당첨자가 나와야 하는데 이를 뛰어넘는 당첨자를 배출한 것이 조작 또는 위변조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동행복권은 로또 조작 또는 위변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로또 조작설을 비롯해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
◆자주 등장한 당첨번호로 조합…”특정번호 쏠림 현상은 없어”
1등 당첨자를 63명 배출한 당첨 숫자는 ‘1, 5, 8, 16, 28, 33’이다. 이들 번호는 앞서 진행된 로또 게임에서 다수 당첨번호로 등장하면서 비교적 구매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숫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12일 기준으로 1은 역대 로도 당첨 번호로 185번 등장했다. 5는 162번, 8은 162번, 16은 174번, 28은 156번, 33은 185번 등이다. 1~48번의 번호들은 140~190번 수준으로 등장했는데 이번 당첨 번호들은 자주 나온 번호로 분류된다.
색상별 평균 등장률은 노란색 1~10번 21.5%, 파랑색 11~20번 23.2%, 분홍색 21~30번 21.4%, 회색 31~40번 22.7%, 녹색 41~45번 11.2% 등으로 특정번호 당첨 쏠림 현상은 없다는 것이 복권위 입장이다
해외에서도 1등 당첨자가 다수 배출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났다. 필리핀에서는 9의 배수인 9, 18, 27, 36, 45, 54를 선택한 433명이 1등에 동시에 당첨됐고, 영국에선 7의 배수를 선택한 4082명이 3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월 사례 없고 당첨금도 줄어…게임 판매 1억건 당첨확률 상회
2002년 로또가 처음 나왔을 때는 당첨금이 이월되면서 금액이 커졌고 회차가 지난 뒤 이를 맞춘 구매자는 인생역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당첨금을 받았지만 최근엔 그런 사례가 극히 드문 것도 조작설을 부채질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복권위는 당첨확률보다 높은 게임수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등 당첨자를 63명 배출한 로또 1128회의 경우 1억1000만건이 판매됐고 최근엔 평균 1억건 이상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또 도입 초기인 1~10회차 평균 판매량인 200만건 대비 50배 늘어난 수치다. 더 많은 게임이 판매되다보니 이월 확률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당첨자 숫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정지역에서 로또 당첨자가 다수 나온다는 오해도 있다. 복권위는 로또가 확률 게임이다보니 지역별 총 판매금액이 높은 곳에서 당첨 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당첨건수도 늘어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지역에서 1조4000억원 어치의 로또가 판매되며 전국에서 판매 금액 1위를 차지했는데 당첨건수도 142건으로 다른 지역대비 높게 형성됐다. 이어 서울 9391억원의 판매액과 118건 당첨자를 배출했다.
◆추첨기기 조작?…40여개 복권기관 검증된 추첨기로 해킹 불가능
또 오후 8시에 판매를 마감하고 35분이 지난 8시35분에 추첨방송을 진행하는 것에 의심하는 이들도 많다. 특정 번호를 당첨시키기 위해 추첨기를 세팅한 뒤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추첨기와 추첨볼을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복권위는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비너스 추첨기의 경우 프랑스 ‘AKANIS TECHNOLOGIES’사의 제품으로 전세계 40여개 복권기관에서 사용하는 만큼 검증된 추첨기라고 일축했다.
판매가 마감된 후 35분 뒤에 방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선 공정한 추첨을 위해 시스템 점검과 볼 사전 점검, 방송사의 편성 사정에 의해 시간을 설정했다는 입장이다.
시스템에 접근해 데이터에 대한 위·변조가 이뤄져 다수의 당첨자가 배출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복권위는 복권 판매 정보를 5곳에 나눠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복권위는 판매가 중단되면 메인 데이터베이스(DB)를 포함한 5곳에 로또 판매 데이터를 병행 저장하고 위·변조 방지 감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추첨이 끝난 뒤에도 8시13분 자료와 8시50분 자료를 비교해 위·변조를 검사한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 해커가 데이터를 조작해 1등 당첨자를 만들기 위해선 복권 판매 정보가 저장된 5곳의 DB를 해킹해야 하는데 메인 DB와 감사 메인 DB간 시스템이 독립돼 있어 조작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로또복권은 한 회차당 판매량이 약 1억장 이상으로 구매자가 균등하게 번호조합을 선택할 경우 1등이 약 12명 내외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실에서는 814만개의 번호 조합 중 구매자가 선호하는 번호에 따라 당첨자가 많아질 수도 있고 적어질 수 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서울대통계연구소 및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연구결과 복권시스템 및 추첨과정에서 위변조 가능성이 없다는 검증 결과를 받았다”며 “일주일의 희망을 안고 구입하는 복권,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해 신뢰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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