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새 1조5천억원 몰려…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261억원 순유출
코스피 조정 장세에 대기성 자금 증가…애플 등 해외 주식 매수세 지속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일주일 동안 1조2천91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261억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해외 채권형 펀드 설정액도 1천913억원 늘었다.
국내외 채권형 펀드에만 한 주간 1조5천억원 가까이 몰린 셈이다.
평균 펀드 수익률 면에서도 지난 한 주간 채권형이 주식형보다 우수했다.
국내 채권형은 0.24%였던 데 반해 국내 주식형은 -1.81%였다. 해외 채권형은 1.22%였다.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쏠린 배경으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었다는 기대감이 꼽힌다.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기존에 발행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9월 기준금리 인하설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평가받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가 타당해지는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동 시장이 ‘이상적 상태’이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필요하고, 실업률 상승 위험이 예전보다 크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인사들의 도비시(통화 완화 선호)한 발언 이어지면서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98%에 육박했다”며 “금주 발표된 미국 수입 물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또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기대를 강화하는 재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국은행도 8월 혹은 10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3.163%에서 18일 3.058%로 10.5bp(1bp=0.01%포인트) 내렸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한편,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8일 현재 57조4천114억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천803억원 증가한 것으로 금융투자협회는 집계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통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국내 증시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관망하는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한 주간 2.37% 내렸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18일 기준 210조3천991억원으로, 일주일 사이 4조9천296억원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세는 지속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한 주간 해외 주식을 1억6천469만 달러(약 2천287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특히 미국 주식의 순매수 결제액은 2억5천921만 달러(약 3천600억원)에 달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애플로 1억4천759만5천114달러(약 2천50억원)를 순매수 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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