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2024년 7월 20일 오후 8시 37분 게재한 기사를 다시 전송합니다.
“코인하면 세금 내요?”…1000만원 벌면 소득세 165만원 내야
1000만원 벌면 소득세 165만원 내야…여당 “대다수 투자자, 시장 떠날 것”
[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내년 1월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부를 두고 당정이 엇갈린 입장을 보이자 코인러들이 긴장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조정받는 시장이 과세까지 시행되면 더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인러들은 가상자산 과세가 내년 1월에서 추가로 유예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여부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배경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를 시사하면서다. 이 전 대표가 금투세 유예를 언급하자 가상자산 과세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온 형국이다. 가상자산 과세와 금투세 도입은 지난 2022년부터 세트로 묶여왔다.
이어 여당도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3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내년 1월 1일에서 오는 2028년 1월로 3년 유예하겠다는 게 골자다.
송 의원 등은 개정안을 내며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해 있는 상황에서 고위험 자산에 속하는 가상자산에 소득세까지 부과된다면 대다수의 투자자가 시장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급한 과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미온적이다. 세제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가상자산 과세 추가 유예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역시 지난 12일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과세 관련) 전산 시스템은 지난 2022년 1월에 구축을 완료했다”며 “가상자산 과세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금투세 유예 가능성이 거론된 만큼 가상자산 과세도 함께 순연한다면 기재부는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할 세법개정안에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담을 예정이다.
당초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2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 등 제도가 부재했고, 과세 당국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관련 시스템이 미비했던 탓에 두 차례 연기됐다.
이번에 유예가 안 된다면 현재 소득법상 내년 1월 1일부터 250만원이 넘는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22%) 세율이 부과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투자로 1년간 1000만원의 이익이 난 경우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을 소득세로 내야 하는 셈이다.
◆전문가도 팽팽…”섣부른 과세는 독” VS “미국·일본도 시행”
가상자산 과세 여부를 둘러싸고 전문가들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섣부른 과세는 오히려 독’이란 의견과 ‘미국과 일본 등을 따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 등으로 나뉘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연구센터 센터장은 지난 18일 열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현물 ETF 도입: 과제와 전망 토론회’에서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정무위원장이 유예안을 냈는데, 개인적으로 이를 적극 지지한다”며 “국민적 합의가 있기까지는 가상자산 과세는 유예가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세에 앞서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 센터장은 “가상자산 채굴 소득을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 에어드랍(가상자산 무료 제공)을 어떤 경우에 증여로 보고 어떤 경우에 사은품으로 볼 것인지에 등에 대한 정의가 없다”며 “가상자산 투자를 국민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자산으로 볼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의도 국회에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익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역시 지난 16일 ‘가상자산 과세제도 현안 토론회’에서 “수많은 알트·비상장 코인의 객관적인 가액(시세)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화가 아닌 가상자산끼리 거래될 때 발생하는 소득과 이를 산정할 기준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기준은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한 후에 보완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정호석 법무법인 세움 대표 변호사는 “조세 공정성에 따라 가상자산 과세는 예정대로 내년 1월에 시행되는 것이 맞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산정 기준 미흡과 거래소·국세청 내부 시스템 미비 등은 과세를 실질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과세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국내 주요 대학 한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글로벌 동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 과세는 세수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투기 억제와 시장 교란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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