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빠르게 이뤄졌다.
이 가운데 그간 증시를 견인해온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업종은 트럼프의 대만 반도체 관련 발언과 바이든 정부의 수위 높은 대중 반도체 규제로 상승 랠리가 꺾였다. 이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2800선을 내주며 조정 장세가 나타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1.54포인트(2.15%) 내린 2795.46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257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67억원과 77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번주 코스피 예상 범위는 2780~2880선이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서 호실적 기대감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트럼프 후보의 정책 리스크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이벤트가 많지 않아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선 불확실성이 다방면으로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트럼프-공화당 승리 가능성을 반영한 순환매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 내용이 반도체주 급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완화를 위해 확실한 실적이 필요하다”며 “2분기 실적 호조 및 하반기 긍정적 가이던스를 확인하면서 주식 시장의 우려가 경감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주식시장은 트럼프 불확실성을 크게 반영하고 있으나, 트럼프 공약 중에는 감세, 규제 완화 등 한국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한다”며 “주식시장이 트럼프 정책을 꼼꼼히 재검토하면서 점차 변동성이 줄어들고 수혜주도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관심 업종으로 반도체, 기계 조선, 방산, 원전 등을 언급했다.
이번 주는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눈 여겨 봐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테슬라·비자·코카콜라(23일), 퀄컴·써모피셔(24일),아마존(25일) 등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는 POSCO홀딩스(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물산·삼성전기(24일), 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기아·신한지주·HD현대중공업(25일),SK이노베이션(26일) 등이 순차적으로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TSMC가 차기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는 등 AI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기대치가 높아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고위 인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를 압박하고 있고, 언론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곧 교체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불확실성은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면서도 “주가의 방향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 직후에는 금리 상승과 대중국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IT 업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2017년부터 IT업종은 장기 이익성장 기대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고성장세를 보였던 금융과 에너지 업종을 빠르게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기정사실화된 9월 금리인하와 트럼프 트레이드를 동시에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헬스케어, 경기소비재는 금리 하락기에는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이중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 섹터는 헬스케어로, 금리 하락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기업들과 덜 경쟁하고 분절화 관련해 우호적인 산업재와 커뮤니케이션 업종도 방어적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 및 이벤트 일정
▲22일 = 한국 7월1~20일 수출
▲23일 = 미국 7월 리치몬드 연은 제조업지수, 6월 기존주택매매
▲24일 = 미국 6월 도매재고, 6월 신규주택매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7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
▲25일 = 한국 2분기 GDP 성장률 / 미국 2분기 GDP 성장률, 6월 내구재 신규수주
▲26일 = 미국 6월 개인소득,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 일본 7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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