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혁신센터 산하 펀드, 드림빅·악셀레라 AI 투자에 참여
‘반도체 전설’ 이끄는 텐스토렌트와도 협력 지속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에 잇달아 투자하고 있다.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반도체혁신센터(SSIC) 산하 벤처투자 전문펀드인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는 미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드림빅 세미컨덕터’의 7천500만달러(약 1천43억원) 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드림빅은 지난 2019년 설립된 프로세서, 가속기 등의 확장을 돕는 최첨단 칩렛(chiplet) 플랫폼 개발 회사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생성형 AI, 데이터센터, 엣지 컴퓨팅, 자동차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앞서 드림빅이 추진한 시리즈B 자금조달(7천500만달러 규모) 라운드는 SCF와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의 창업자 세하트 수타르자·다이웨이리 부부가 공동 주선했다.
한화가 조성한 벤처펀드와 이벤트 호라이즌, 랩터 등도 신규 투자자로 참가했다.
SSIC를 이끄는 마코 치사리 삼성전자 부사장은 “드림빅의 시리즈B 라운드를 공동 주도하고, 칩렛 기반 AI 설루션의 효율화를 선도하는 뛰어난 팀과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자금은 드림빅의 칩렛 허브 및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드림빅의 기술이 3차원 고대역폭 메모리(3D HBM) 스태킹(적층)이 가능하고 메모리 대역폭과 관련해 강력한 성능 및 효율성을 제공하는 만큼 향후 삼성전자의 AI 반도체에도 접목,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SCF는 이달 초 네덜란드 AI 설루션 스타트업 악셀레라 AI가 진행한 6천800만달러(약 946억원) 규모 시리즈B 자금조달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악셀레라 AI는 생성형 AI 및 컴퓨터 비전 추론을 위한 특수 목적 AI 하드웨어 가속 기술을 제공한다. 회사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엣지에서 클라우드까지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치사리 부사장은 “악셀레라 AI의 아키텍처(구조)는 메모리와 컴퓨팅 요소 간의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해 ‘메모리 벽’ 문제를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엣지 및 그 이상의 AI 애플리케이션에 중요한 속성인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의 전설’ 짐 켈러가 이끄는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와 협력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주요 고객사이기도 하다.
텐스토렌트는 AI 모델을 훈련·실행하는 컴퓨터를 설계하고, 인텔 x86이나 ARM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아닌 오픈 소스 ‘리스크파이브'(RISC-V) 기반으로 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SCF는 지난해 8월 현대차그룹이 주도한 텐스토렌트의 1억달러(약 1천391억) 투자에도 동참했다.
현대차·기아는 여기에 5천만달러(약 695억원)를 투자했다. 상세한 투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삼성 역시 상당 수준의 금액을 투입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텐스토렌트의 RISC-V 기반 컴퓨터 및 AI 가속 아키텍처의 도입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과의 협업도 기대된다.
투자 당시 삼성전자는 “텐스토렌트와 협력해 AI 및 컴퓨티 혁신을 가속할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바이오와 전자·의료기기 등 여러 분야에 AI를 접목시키기 위해 관련 기업 인수·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bur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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