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미국 증시 데뷔…비트코인 이어 194일만
1억 찍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은 1000만원 노린다
[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이 2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증시에서 거래된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최종 승인되면서다. 다만 국내에서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불가능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2일(현지시간)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최종 승인했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194일 만이다.
예상되는 가장 큰 변화는 신규 자금 유입이다. 이는 앞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에도 나타난 모습이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월 11일(현지시간)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근까지 약 6개월간 170억달러(23조5654억원) 규모의 자금을 빨아들였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가 해당 규모의 3분의 1가량을 흡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래 시작 이후 첫 6개월 동안 약 50억달러(6조9320억원)의 자금이 이더리움 현물 ETF에 순유입될 것이란 전망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일찌감치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가 둘 다 승인됐던 캐나다의 사례로 볼 때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 유입 자금의 약 30%가 순유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증시 입성에 따른 수급의 수혜 또한 점쳐진다. 하반기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큰 매도 압력 없이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 상승은 당연한 일이다. 현물 ETF 출시 이후 이더리움 전망가로 1000만원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비트코인 1억 돌파를 점쳤던 영국계 투자은행(IB)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보고서를 통해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면 이더리움은 연말 8000달러(1092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글로벌 IB 번스타인도 ‘이더리움 1000만원설’에 공감했다. 번스타인은 올해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은 현물 ETF 승인 이후 6600달러(901만원)까지 급등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 이후 몇 주 동안 75% 상승한 것과 같이 이더리움도 비슷한 상승 폭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이더리움은 미국 현물 ETF 출시에 따라 비트코인과 함께 차별화된 수급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더리움 생태계 전반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친(親)가상자산 행보를 보인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더리움도 수혜를 누릴 것”이라며 “이더리움도 트럼프 트레이드로 분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스테이킹 옵션이 제외됐다는 점에서 자금 유입이 저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희소성을 토대로 보유 자체가 투자 목적이 되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스테이킹과 같은 활용 여부가 투자 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 스테이킹을 통해 이더리움을 추가로 얻어왔던 투자자라면 현물 ETF에 대한 매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킹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구분 짓는 특성 중 하나로 일종의 예금 제도와 같다. 투자자가 보유한 이더리움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기면 보상으로 이더리움을 돌려받는 구조다.
가상자산 마켓 메이킹 업체 윈터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현물 ETF는 시장 예측보다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스테이킹 옵션 제외와 투자자 유입을 위한 내러티브 부족이 잠재적 장애물이다. 디지털 금이라는 내러티브를 형성한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투자 이유를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물 ETF 다음 주자인 솔라나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솔라나는 이같은 기대감을 흡수하며 지난주부터 10% 넘게 뛰었다.
가상자산 투자사 스트라토스는 “이더리움 다음 현물 ETF 주자로 솔라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솔라나는 이를 통해 전문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자산으로 부상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더리움은 이날 현물 ETF 출시 소식에도 횡보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 5월 상장 심사요청서(19B-4) 승인 당시부터 소모됐던 재료란 점에서 선반영된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