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이더리움(ETH) 옵션 시장이 23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출시될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가 긍정적 가격 효과를 초래할 것임을 기대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앰버데이터(Amberdata)에 따르면, 단기 및 장기 콜 옵션은 풋 옵션에 비해 변동성 프리미엄을 보여준다. 이는 거래자들이 ETF 출시 직후와 향후 몇 달간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콜 옵션은 보유자가 미래의 특정 시점에 기초 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며, 이는 시장에 대한 상승 베팅을 의미한다. 반면, 풋 옵션은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며, 하락 베팅을 나타낸다.
이 같은 콜 옵션 성향은 ETF 출시 후 ‘사실에 판다(sell-the-fact)’는 전형적 가격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와 반대되는 상황이다. ‘사실에 판다’ 조정은 기대했던 사건 발생 시 조기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함으로써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전일(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하면서 오랜 기다림을 끝냈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디지털 자산 연구 회사 BRN의 분석가 발렌틴 포니에르는 “암호화폐 시장의 긍정적 모멘텀에 노출을 유지하되, 이더리움보다 비트코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더리움의 경우, ETF를 둘러싼 과장된 기대와 예상되는 유입 자금은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포니에르는 “이더리움이 2800 달러에서 3100 달러 사이로 하락한 후 9월까지 4000 달러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10x 리서치의 창립자 마커스 틸렌도 이날 뉴스레터에서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ETF 출시 직후, 출시 몇 시간 전은 아니더라도 –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우려에는 역사적 선례가 있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가 1월 11일 거래를 시작한 후 약 2주 만에 20% 하락했다. 암호화폐 옵션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하루 전 약세 전환 신호를 보내면서 ‘사실에 판다’ 조정을 경고했었다.
마찬가지로, 2021년 10월 비트코인 선물 기반 ETF 상장과 2017년 12월 CME 비트코인 선물 상장은 주요 강세장의 정점을 찍었다.
플러스 콜-풋 스큐는 콜 옵션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더리움 ETF의 콜 옵션 편향 이유 중 하나는 예상 유입 자금이 이미 낮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시장 메이커 윈터뮤트는 월요일 12개월 동안 유입 자금이 비트코인 ETF가 6개월 동안 유입한 160억 달러보다 62%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 은행들의 비슷한 예측도 2분기부터 돌고 있다.
게다가, 이더리움 가격은 ETF 출시 전 ‘소문에 산다(buy the rumor)’는 급등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에 판다’ 조정 가능성도 낮아졌다. 비트코인이 1분기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반면, 이더리움은 4000 달러에서 정점을 찍었고, 이는 2021년 기록한 사상 최고가 4866 달러보다 상당 수준 낮다.
마렉스 솔루션의 선임 글로벌 전략가 일란 솔로트는 “사전 급등이 없어 ‘뉴스에 판다’ 리스크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ETF 출시 후 2주 하락 선례로 인해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의 하락을 기다리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종종 하락 폭이 얕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솔로트는 “토착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에 계속 ‘비중 축소(underweight)’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 시간 23일 오전 9시 7분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3506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0.11% 상승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새벽 3539.53 달러까지 전진한 뒤 오름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더리움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 16일 4891.70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