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미 대선구도 지각변동으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주로 돈이 몰리는 현상)에 이어 ‘해리스 트레이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퇴한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련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환경 규제를 강조한 걸 떠올려 태양광·풍력 관련 기업이나 탄소 중립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르는 식이다. 마리화나 합법화 주장에 의료용 대마 진출 기업이, 전기차 보조금 관련 정책 지속 전망에 전기차·배터리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직후인 21~22일(현지시간) 유권자 40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 47%와의 격차를 2%포인트로 좁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전날 국내 증시에서도 트럼프 트레이딩은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우크라이나 재건주, 가상자산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다만 대선 불확실성은 남아있고 정치 변수와 개별 모멘텀이 혼재돼 꼭 정치 요인으로만 주가 방향을 결정한 게 아니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를테면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의 경우 실적 모멘텀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 불출마 결정 이후 베팅 사이트에서 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조금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그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는지에 따라 시장은 새로운 대선 시나리오를 반영하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또 “정보기술(IT)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을 비롯한 성장주가 증시 반등을 주도했는데 다가오는 대형 성장주 실적에 대한 기대와 엔비디아의 중국시장용 칩 개발 소식 등 펀더멘털에 다시 집중한 것”이라며 “대선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에도 이익 전망의 우상향은 계속됐다”고 평가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식시장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있고 사이클을 그리며 증감을 반복한다”며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불안해지면 주식을 팔아버리거나 확실한 주식을 찾는데 주식시장에서 유일한 확실성은 실적”이라고 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가장 많이 피해를 본 그린산업은 재생에너지와 전기차로 재생에너지 관련주 중 단기 실적 모멘텀이 유효한 업체들은 저점 매수 기회를 찾는 것을 권고한다”면서도 “전기차·배터리 관련주들은 업황과 실적이 예상 대비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격 매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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