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미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기업별 실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장중 한때 2896.43을 기록하며 2900선에 바짝 다가섰던 코스피는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후 꾸준히 하방 압력을 받았고 지난 24일에는 2760선을 반납했다.
트럼프 수혜 업종에 투자하는 ‘트럼프 트레이드’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 사퇴로 인한 ‘해리스 트레이드’ 등 미국 대선 이슈가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이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으로 급락했다. 반면 방산, 우크라이나 재건, 가산자산 등은 상승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퇴한 이후 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수혜주로 꼽히는 마리화나 관련주도 상승을 이어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믿을 만한 지표인 ‘실적’을 보고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실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3일 17.69%, 24일 5.64% 상승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2분기 영업이익은 21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1243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 9.5배 수준인 2750선은 지지받는 양상”이라면서도 “미국 대선 불확실성에 상방 역시 제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기업별 실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한투증권리서치 김대준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빠르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하단을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면 12개월 선행 PER 9배인 2650선을 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미국 대선 직전에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고, 지금도 그 과정”이라며 ” 당분간 시장에 대해 방어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대응 측면에서 지수보다 덜 빠질 업종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양호한 실적을 토대로 수익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지도 살펴야 한다. 방산, 음식료, 유틸리티, 통신, 보험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미국의 대선 불확실성이 수시로 시장의 뉴스플로우에 자리잡고 있지만 굵직한 미국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를 결정하는 무게 중심이 실적과 경기로 이동하는 모습”이라며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행 중이었던 기간에도 사실 대부분 시장참여자들은 대선 이슈를 단기적 트레이딩 재료로 삼는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선 결과는 외교, 안보, 정치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변화를 가하는 재료가 되겠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의 방향성보다 위 아래 진폭에 변화를 주는 첨가제 역할을 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SK 하이닉스 등 주요기업 실적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며, 다음달 초까지는 실적 이슈에 따라 수급 로테이션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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