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골드만삭스 등 AI 투자 수익성에 의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 증시가 24일(현지 시각) 2년 여래 최악의 낙폭을 경험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올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열풍이 본격적으로 위험 구간에 진입한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654.94포인트(3.64%) 하락한 13,342.41로 마감돼 2022년 10월 7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AI 관련 사업이 호황이라는 빅테크 기업들의 말과 달리 월가는 버블을 보기 시작했다고 짚었고, 마켓인사이더는 나스닥 100 지수가 50일 이동 평균선 아래로 내려온 것을 두고 AI 버블이 터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중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의 비금융주로 구성된 나스닥 100 지수는 지난 6거래일 중 5일을 하락했고, 5월 초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 평균선 아래로 내렸다.
다보스 포럼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은 인공지능(AI) [사진=블룸버그] |
WP는 지난 몇 주 사이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 등 투자은행(IB)을 비롯해 세쿼이아캐피탈과 같은 벤처캐피탈(VC)까지 AI 투자 러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면서, 향후 잠재력이 지금까지의 투자를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베테랑 기술기업 분석가 짐 코벨로는 “(기술 기업들의) 높은 주가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은 아직 활용 가능한 수준과 거리가 멀다”면서 아직 실현되지도 않은 기술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투자)는 대개 끝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이자 족집게로 알려진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AI가 방 안의 모든 산소를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수치로 증명을 해 보여야 하는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윌슨은 “어딜 가든 AI 이야기지만 수치는 안 보인다”면서 “극적인(AI) 실적을 보인 소수 기업을 빼고는 AI가 매출이나 실적에 기여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 관리 플랫폼 기업 이그나이트 최고경영자(CEO) 비닛 자인은 소비자나 기업에 AI 상품을 판매하려는 뜨거운 열기를 지적하며, AI가 제공할 가치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현재 형성된 기대감은 굉장히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세쿼이아캐피탈 파트너 데이비드 칸도 현재까지 AI에 투입된 자금을 감안하면 기술 업계가 연 6000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해야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술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분명 거품 영역으로 진입했다면서, 최근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기업 다수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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