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급락하자 국내 반도체주 투톱이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는 20만원대를 내줬고 삼성전자는 8만원 코앞까지 밀려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시장 업황 등을 고려할 때 반등 흐름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1600원(1.95%) 내린 8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8만100원까지 밀려나면서 한때 8만원선이 위협 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1만8500원(8.87%) 급락한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 2020년 3월18일(-9.08%) 이후 최대 낙폭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만원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5일(19만3700원) 이후 약 한달 반 만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개장 전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내놨음에도 앞서간 시장 기대심리에 대한 되돌림 등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장중에는 19만원 밑으로 미끄러지기도 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투톱이 함께 무너진 것은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폭락장을 연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4일 나스닥 지수가 654.94포인트(3.64%) 떨어지며 2022년 10월7일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테슬라가 12.33% 폭락해고 엔비디아, 메타 등이 각각 6.80%, 5.61% 무너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5.41% 급락했다.
관심은 주가 반등 여부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단기 언더슈팅이라고 평가하면서 내년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우호적인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D램 예상 가격은 올해에 이어 40%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물론 회복하는 수요를 소화하고자 하는 칩메이커들의 경쟁적 증설이 뒤따르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미국 리더십의 교체 가능성 등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향후 주가 반등의 키는 5세대 HBM3E의 엔비디아 퀄 테스트 통과 여부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를 납품하기 위한 퀄 테스트를 통과했고, 5세대인 HBM3E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테스트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도 엔비디아 외 고객사향으로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고, 3분기 중에는 엔비디아향 공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 공급 업체를 늘리고 싶어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에게는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저평가 받을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 등을 고려할 때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전략으로는 초대형주는 반도체, 2차전지와 같은 트럼프 피해 기술주는 피하고 방산, 조선, 건설,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트럼프 수혜, 금리인하 수혜 업종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며 “미국 기술주는 조금 더 주의해야 하고, 코스피는 이제부터는 조심스럽게 저점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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