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9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두고 대출 수요가 은행 창구로 몰리면서 은행권이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맞춰 다주택자의 신규 취급을 제한하고 대출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중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2주택 이상 보유세대의 구입자금 대출을 제한한다. 타행 대환용도의 주담대 신규취급도 막는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신청은 가능하다.
주담대 변동형과 혼합형 금리는 0.2%포인트 인상한다. 이번 주 국민은행 주담대 금리는 변동금리(신규코픽스) 3.96~5.36%, 혼합금리 3.17~4.57%로 형성돼 있다. 인상분을 반영하면 다음 주부터는 변동금리 하단이 4%를 넘어가게 된다.
국민은행은 이달 들어서만 4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앞서 3일 주담대 금리를 0.13%포인트, 11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18일에는 주담대와 전세대출 고정(혼합형)·변동형 금리를 0.2%포인트씩 올렸다.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는 전일 기준 변동형(코픽스 신규) 4.10~5.71%, 고정형(금융채 5년) 2.91~4.92% 수준이다. 신한은행도 29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다. 2%대 주담대가 사라지고 고정형 하단이 3%를 넘어서게 된다.
주담대 갈아타기(대환)는 0.2~0.3%포인트 높인다. 전세대출은 0.1~0.2%포인트 올린다.
신한은행은 이달에만 일주일 간격으로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섰다. 앞서 신한은행은 15일 은행채 5년물 기준 가계대출 금리를 0.05%포인트 상향했다. 22일에는 은행채 3년물·5년물을 기준으로 하는 상품 금리를 0.05%포인트 높였다.
하나은행 주담대는 5년고정(혼합) 3.785~5.285%, 코픽스 잔액 4.495~5.995%, 코픽스 신규 5.055~6.555% 수준을 보인다. 하나은행 역시 이달 초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올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같은 주담대 제한 조치 여부에 대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다양한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주담대는 5년 고정형 3.31~4.51%, 변동형 4.68~5.88%로 형성돼 있다. 이달 들어 우리은행은 12일부터 5년 변동 주기형 아파트 담보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높였다. 이어 24일부터는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부터 다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목적 주담대를 최대 2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주담대는 변동금리 6개월(금융채) 4.24~6.44%, 변동금리 6개월(코픽스) 4.32~6.52%, 5년주기형 3.40~5.80% 수준이다. 농협은행은 24일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물량 조절의 선제적 관리 목적으로 인상한 것”이라며 “대출 물량 모니터링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555조9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552조1526억원에서 이달 들어서만 3조7991억원 불어난 규모다.
앞서 5대 은행 주담대는 올해 상반기 동안 22조2604억원 급증했다. 월별 증가폭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으로 점차 가파르게 확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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