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1% 넘게 하락했다. 주요 원유 소비국인 중국에서 수요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계속 짓눌렀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12달러(1.43%) 하락한 배럴당 77.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24달러(1.51%) 떨어진 배럴당 81.13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WTI 가격은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됐다. WTI 가격은 이번 주에 3.7% 하락했고 브렌트유 가격은 1.8% 떨어졌다.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예상치를 웃돌며 견고했지만, 중국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미국에 대한 기대감을 상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원유 수입 규모는 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7%나 감소했다. 정제유 수입 규모는 같은 기간 32%나 급감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는 유가를 다시 압박하는 형국이다.
전날 중국인민은행(PBOC)이 주요 정책금리를 ‘깜짝 인하’한 것은 오히려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더 자극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1년 만기 금리를 20bp 인하한 2.30%로 전날 발표했다. 올해 2분기 성장률 부진과 3중 전회(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 회의) 이후 PBOC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와 1년·5년 대출우대금리(LPR)를 모두 깜짝 인하했다. 이러한 ‘깜짝’ 유동성 풀기가 MLF에도 적용된 셈이다.
이날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둔화세를 지속했지만, 유가를 밀어 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 가격지수가 둔화한 만큼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도 한층 뚜렷해졌다. 경기가 활황인 가운데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통상 원유 수요를 자극한다고 여겨진다.하지만 원유 시장에서는 중국발 경기 우려가 미국의 양호한 경기 지표를 당장은 모두 잠식하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디렉터는 “반쯤 패닉 같은 움직임은 중국 에너지 수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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