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플랫폼들이 토큰 가격 하락으로 서비스 지속성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실물자산을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에 접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은 29일 ‘지속 가능한 일드 파밍을 위한 여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실물연계자산(RWA)이 화두가 된 배경을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들어 디파이 플랫폼들은 이용자에게 이익을 분배하기 위한수단으로 유동성 채굴(Liquidity mining), 리얼 일드 등을 거쳐 디파이 생태계 밖에서 유동성을 끌어오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RWA를 담보로 삼거나 다른 중앙화 거래소(CEX)의 유동성에 예치된 자산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이 해당한다.
여기서 RWA는 토큰화된 현실 자산, 신용 보증 무담보 토큰 렌딩 등을 포함해 전통 금융 상품을 온체인상의 자산으로 이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2020년 6월 렌딩 프로토콜 컴파운드(Compound)가 거버넌스 토큰(COMP)을 발행해 이를 유동성 공급자와 대출자에게 분배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베(Aave), 유니스왑 등이 자체 토큰을 별도의 이자(yield)으로 지급하는 유동성 채굴을 적극 도입하며 디파이의 확산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유동성 채굴 전략은 △디파이 자체 토큰의 매수 요인 부재 △토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채굴 이자율 감소 등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에 따라 디파이 시장의 유동성 유입이 감소하던 중 지난 2022년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디파이는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디파이 플랫폼들은 토큰 경제를 활용한 유동성 확보와 지속 가능한 수익 제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다 잡기 위한 방안으로 RWA와 베이시스 트레이딩 등에 집중하고 있다. RWA 대표 주자인 메이커다오(MakerDAO)는 지난 2022년 자체 스테이블 코인 DAI(다이)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더리움(ETH)에 편중돼 있던 DAI의 담보 자산에 RWA를 포함하자는 ‘엔드 게임’ 계획을 제안했다. 이후 메이커다오가 미국 단기 국채, 부동산 담보 대출, 토큰화된 부동산 및 신용 담보 자산 등 다양한 RWA를 자산으로 편입한 결과, 2023년 메이커다오의 RWA 담보 자산은 전체 메이커다오 수익의 약 70%를 발생시켰다.
중앙화 거래소(CEX)의 유동성을 활용하려는 프로젝트로는 에테나(Ethena)가 있다. 에테나는 달러 합성 자산 USDe(1달러 가치)를 발행하는 프로토콜로, 중앙화 거래소에서 담보 자산에 대한 선물 헷지 포지션을 취하는 델타 중립(양방향 헷징) 전략을 통해USDe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델타 중립 전략은 금융 및 암호화폐 시장에서 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다. 주로 옵션이나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을 활용해 포트폴리오의 델타(Δ)를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자산 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더라도 포트폴리오의 가치 변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많은 전통 금융 기관이 RWA 산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베이시스 트레이딩 모델이 아직 도입 초기인 점을 감안할 때, 두 모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는 사용자 친화적인 댑(DApp) 등장으로 인해 증가한 블록체인 트래픽과 수수료를 활용해 높은 수준의 이자를 창출하는 모델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