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트럼프의 ‘전략자산’ 발언에 50여 일 만에 9700만원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독일에 이어 미국 정부가 압수한 비트코인을 이체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9200만원까지 급락했다.
통상 이같은 이체는 매각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단 점에서 투심이 위축한 탓이다.
30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2.33% 떨어진 9298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83% 하락한 9298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3.62% 빠진 6만6334달러를 나타냈다.
반면에 이더리움은 소폭 상승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0.26% 오른 464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75% 상승한 464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83% 뛴 3328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김치프리미엄은 1%대로 올라왔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9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1.36%다.
시장은 전날 트럼프 효과를 이어가지 못했다. 트럼프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콘퍼런스 2024’에서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공언한 지 이틀 만에 미국 정부가 다크웹 실크로드와 연관된 비트코인 2만9800개(약 2조7674억원 규모)를 익명 주소로 이체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를 매각 움직임으로 보고 잠정적 매도 물량으로 해석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실크로드 설립자 로스 울브리히트와 실크로드 해커 제임스 종 등으로부터 비트코인 11만9676개를 압수한 바 있다. 압수 당시엔 400만달러(55억3840만원)가치였다. 현재 미국 정부는 실크로드 압수 물량을 포함해 비트코인 17만9155개(16조7282억원 규모)를 보유 중이다.
이는 이달 초 독일 정부 매도세에 시장이 출렁였던 현상과 유사하다. 당시 비트코인은 독일 정부가 영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5만개 중 3만7000개(약 4조원 규모)를 보름 만에 시장에 풀면서 8000만원 밑으로 폭락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번에 이체한 비트코인 일부를 코인베이스 기관 커스터디에 맡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이날 X를 통해 미국 연방보안청(USMS)이 코인베이스와 가상자산 커스터디 계약을 체결한 뉴스를 인용하며 “이와 관련된 것이겠죠?”라고 밝혔다. 연방보안청은 압수한 가상자산을 관리하고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1일 코인베이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67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4·탐욕)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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