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원·엔 환율이 다시 오르면서 일학개미들의 일본 증시에 대한 투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일본 증시 투자자의 매수와 매도를 더한 거래건수는 3만3820건으로 지난 달 보다 13% 가량 늘었다.
이달 들어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 ETF(TLT)’ 등 미국 장기물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주식펀드(ETF)를 4306만 달러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 ETF는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초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들은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을 얻게 된다.
이어 아식스(676만 달러)와 도쿄 이렉트론(416만 달러), 도요타(410만 달러), 닌텐도(392만 달러), 토키오 마린(275만 달러) 등을 사들이고 있다.
이는 지난 26일 원·엔 환율이 900원대를 회복하며 환차익을 발생해 일학개미에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전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1.7원을 기록해 사흘째 900원을 웃돌았다.
최근 엔화 강세 배경 연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에 미국의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 BOJ는 2016년 2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후 연 -0.1%로 유지하던 단기금리를 지난 3월 연 0~0.1%로 인상했다.
특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엔화·위안화 약세는 미국에 매우 불리하다”는 발언이 엔화값 강세에 불을 지폈다.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에서는 BOJ가 7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30% 내외로 보고 있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화의 강세를 한시적 이슈로 여길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도 엔저에 대한 정부 입장 전환, 내수 회복 기대, 달러 약세 등으로 절상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엔화 수요 확대에 따른 절상 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오는 31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동결이 결정되더라도 추가 금리인상 시그널을 내비칠 여지는 충분하다”면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기조가 점진적 속도지만 긴축으로 선회하는 가운데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그널이 점점 더 가시화된다면 엔화 강세 분위기 역시 당분간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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