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6%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낮 12시 13분(서부 오전 9시 13분)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04% 떨어진 104.85달러(14만5천259원)에 거래됐다.
장중 103.91달러까지 하락하며, 100달러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이는 장중 최저 주가가 103달러였던 5월 24일 이후 2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3조 달러를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2조5천790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이날 하락은 빅테크 등 기업이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함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실적 발표를 한 가운데 빅테크 중에서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월스트리트는 빅테크가 AI 투자를 확대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지출 대비 수익 창출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앞서 알파벳은 지난 2분기 생성형 AI 서비스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는 자본 지출이 132억 달러로 월가 전망치 122억 달러를 초과했다.
이에 AI에 대한 자본지출이 향후 AI가 창출할 매출에 비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호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다음날 5% 떨어진 바 있다.
이 영향으로 엔비디아 주가도 7% 가까이 급락했다. 빅테크가 AI 지출을 줄이면 엔비디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이와 함께 애플이 자사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의 칩이 아닌 구글 칩을 사용했다는 점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전날 공개한 논문에서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을 “클라우드 TPU 클러스터”에서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TPU(Tensor Processing Unit·텐서 프로세서 유닛)는 구글이 AI 구동을 위해 자체 설계한 ‘커스텀 칩'(custom chip·기계 학습과 추론을 위해 특화된 칩)이다.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엔비디아가 아닌 구글 AI 칩을 이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이 최첨단 AI 훈련과 관련해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이 나왔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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