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연내 가상화폐로 국가 간 결제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내년 중반 디지털 루블을 대량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원에서 “첫 국가 간 가상화폐 결제가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하원(국가두마)이 시험적인 틀에서 가상화폐 결제를 허용하는 법안을 다뤘으며, 이미 부처와 기업들이 시범적인 가상화폐 결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 하원은 2·3차 독회에서 가상화폐의 국제 거래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오는 9월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법안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를 위한 새로운 실험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에 대해 AFP 통신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세계 결제망에서 고립돼 국제 교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피할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공세를 시작한 이후 서방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한 상태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인 디지털루블 테스트가 계획한 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내년 7월부터 대량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실제 디지털루블을 사용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디지털루블 역시 서방의 국제 금융 거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가 도입을 서두르는 사안으로 꼽힌다.
이날 하원은 가상화폐 채굴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다양한 데이터를 제출하고 정부에 등록된 기업만 가상화폐를 대규모로 채굴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7일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전력 소비가 통제되지 않을 정도로 증가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서 전력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하원이 채택한 법안은 상원을 거쳐 푸틴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될 예정이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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