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75달러 선을 하향 돌파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중국발 수요 감소에 대한 불안이 시장을 계속 짓누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8달러(1.42%) 하락한 배럴당 74.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15달러(1.44%) 내린 배럴당 78.63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WTI 가격의 올해 상승률은 4.3%까지 줄어들었다.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상승률이 2%에 그쳤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의 친이란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지휘관을 노려 베이루트 남부 외곽 주거지역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7일 점령지인 골란고원의 축구장을 폭격한 헤즈볼라의 지휘관이 이번 공습의 목표물이었다고 강조해왔다. 앞서 이스라엘은 축구장 폭격 직후 헤즈볼라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베이루트 공격을 포함한 군사적 대응책을 논의해왔다.
이스라엘군이 현재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직접 겨눈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은 이란과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중동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 통상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주요 산유국인 중동에서 원유 공급이 원활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하며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음에도 유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중동발 공급 우려보다는 중국의 수요 감소를 더 큰 악재로 보는 분위기다.
원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분석가는 “거시경제적 우려가 투자 심리를 좌우하고 있다”며 “유가는 뜨거운 칼이 버터를 자르듯이 기술적 지지선을 뚫고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적 혼란은 여전히 원유 시장의 주요 가격 변동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트래디션에너지의 개리 커닝햄 시장 분석 디렉터는 “중국에서 나오는 의문스러운 지표가 전반적인 시장 반응의 주요 동력”이라며 “원유 수요는 우리가 불과 몇 주 전 예상했던 만큼 활기를 띠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상품 전략가는 “중국은 전 세계 원유 균형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중국은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 성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예상보다 경제 성장세가 느려진 만큼 균형은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6월 채용공고 건수는 지난 5월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구인(job openings) 건수는 818만4천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수치였던 823만건보다 4만6천건 줄어든 수준이다.
6월 채용(hires)은 534만1천건으로, 전월치 565만5천건보다 감소했다. 6월 퇴직(separations)은 509만5천건으로 직전월 수치 539만7천건보다 감소했다.
7월 미국 소비자 신뢰도는 전월과 비교해 상승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CB)는 7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100.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하향 조정된 6월 수치 97.8과 비교해 상승한 수치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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