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각) 8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9월 회의를 포함해 향후 회의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경제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위원회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밝혔다.
다만 FOMC 위원들은 아직은 그러한 시점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해 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다음 FOMC가 열리는 9월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확신과 노동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충족된다면 “기준금리 인하는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질문이 거듭되자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고 예상에 부합하며 성장률이 상당히 강하게 유지된다고 한다면, 그리고 노동시장이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지한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간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얻어야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했는데, 지표 면에서 확신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이날 나왔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홤에 따라,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도 계속해서 더욱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분기 인플레이션 지표는 우리의 확신을 더해줬고, 더 좋은 데이터들이 나오면 그러한 확신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업률 상승 등 노동시장 냉각과 관련해서도 우려보다는 “노동시장의 정상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30개월 연속 4%를 밑돌다가, 이달 들어 소폭 상승해 4.1%를 기록했다.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한다면, 11월 미국 대선에 앞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야당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 대선 전 금리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연준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선거 전 기준금리 인하는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린 학자들을 따르기도하고, 많은 평론가들의 논평도 받아들이지만 정치 일정과 같은 다른 요인들을 다루기 위해 접근 방식을 바꾸지는 않는다”며 정치적 고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회는 우리에게 정치중립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겠다”며 “우리는 절대 정치적 집단이나 정치인 또는 어떤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됐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몇 달 동안 위원회의 인플레이션 목표 2%를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적시했다.
미국 기준 금리는 펜데믹 시절 0~0.25%까지 내려갔으나, 2022년 3월부터 인플레이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연준은 지난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지난해 6월 동결했다. 지난해 7월 다시 0.25%포인트 인상했고, 이후로는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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