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올해 2분기 반도체에서만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삼성전자 호실적에 증권사들이 목표주가 줄상향에 나섰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확정실적 발표 직후 메리츠·KB·신영·교보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이 중에서 가장 높은 금액은 KB증권으로 13만원을 제시했다. 직전 목표주가(12만원)보다 8.3% 높은 수준이다.
KB증권은 삼성증권이 4분기부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이 본격화되고, 범용 디램(DRAM) 매출 비중이 지난해 4분기 39%에서 올해 4분기 66%로 확대, 서버향 고용량 트리플레벨셀(TLC)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구조적 수요 증가로 하반기 낸드(NAND) 영업이익도 분기 평균 2조원 이상 달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HBM3E,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TLC SSD 등 가격 상승과 출하 증가로 전년 대비 5.5배 증가한 13조4000억원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배 늘어난 27조6000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29조7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올린 교보증권도 HBM 램프업(생산량 확대)으로 하반기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목했다.
신영증권의 경우 10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높여잡았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디램 캐파(생산능력)의 약 30%가 HBM으로 전환되면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업황 개선을 삼성전자 밸류에이션이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만 있는 건 아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14조8000억원을 예상하면서도 HBM 경쟁 심화를 우려하면서 10만1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9만7000원으로 하향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K하이닉스의 공급량만으로 소비량을 모두 충당할 수 있었던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을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할 경우 HBM 부문의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벤처캐피털 업체인 세쿼이어(Sequoia)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공지능(AI) 부문에 투자된 금액이 6000억달러에 달하는 반면 AI 매출은 40억달러에 불과하다”며 “현재 초기 AI 투자기에 경쟁적으로 가속기 반도체를 확보 중인 미국, 중국 빅테크 업체들이 비용 증가, AI 매출 저조, 재고 증가, 경기 둔화 등 이유로 내년부터 투자 강도를 완화한다면 HBM 수요도 현재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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