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월가의 매도에 따라 아시아 시장이 전박적으로 하락했고, 그 중 특히 일본의 닛케이225지수가 5% 넘게 폭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82.16포인트(1.79%) 떨어진 3만7444.17로 장을 열었다. 개장 후 닛케이지수는 한 때 1900포인트 이상 폭락해 3만6199.31까지 떨어지면서 장중 기준 지난 2월 초순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닛케이지수는 결국 5.81%(2216.63포인트) 떨어진 35,909.70에 장을 마감했다.
NHK는 미국 경기가 감속(침체)되면 일본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가 도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개장 직후부터 매도 주문이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하락하면서, 도쿄증시에서도 반도체 제조장치 대기업 도쿄일렉트론이 전날 보다 11.99% 폭락한 것을 비롯해 어드반테스트(8.01%), 소프트뱅크그룹(8.03%) 등이 일본 증시의 하락장을 주도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계속해 엔화 강세, 달러 약세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투자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한 후 일본 증시는 하락했고, 엔화의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비해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37엔~149.39엔 사이에 거래됐다. 최근 달러당 160엔 이상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엔화강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엔화가 강세이면 도요타자동차와 같은 주요 제조업체의 해외로부터의 수익이 타격을 입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일본 통화의 장기 약세로 인해 할인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일본으로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의 방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AP가 짚었다. 이날 도쿄 시장에서 수출관련주로 분류되는 도요타자동차는 5% 이상, 혼다는 4% 이상 하락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 보다 279.70포인트(1.62%) 내린 17,025.26에 거래를 시작, 장중 한때 2.30% 떨어진 16,906.16까지 떨어졌다.
다른 아시아 시장의 주가도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01.49포인트(3.65%) 떨어진 2676.19, 코스닥 지수는 34.20포인트(4.20%) 내린 779.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에 비해 19.37포인트(0.66%) 내린 2913.02로 개장해 장중 0.45%로 낙폭을 좁히고 있고, 선전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74.52포인트(0.86%) 하락한 8599.06으로 장을 열고 0.95%로 약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호주 S&P/ASX 200 지수는 7,948.50으로 장을 열었다. 이는 전날 보다 166.20포인트(2.05%) 떨어진 것으로 개장 후 하락률은 2.19%로 커졌다.
이밖에 대만의 타이엑스 지수는 3.8% 하락하고 있고, 인도의 센섹스지수는 1%, 태국의 SET지수는 0.4% 떨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의 경제에 대한 약한 데이터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9월 전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월가가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성장을 저해하기 전에 9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미국 중앙은행이 충분히 제때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것에 당황하면서 9월 금리 인하의 상당한 가능성을 전달한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일시적인 만족감은 시큰둥해졌다”고 AP에 말했다.
CNBC는 아시아 시장의 우울한 투자심리는 1일(현지시각) 거래에서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미국의 3대 지수가 모두 급락하는 월가의 매도세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1.2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3% 각각 하락했다. 최근 상승세를 보인 소형주 벤치마크인 러셀 2000 지수는 3%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새로운 데이터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너무 늦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CNBC가 전했다.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2023년 8월 첫째 주(25만8000건)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6.8을 기록해 경기 위축을 시사했다.
이러한 지표 발표 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4% 미만으로 떨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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