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2일 뉴욕 시간대 전반적 위험 회피 분위기가 강화되며 추가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장중 6만3000 달러 붕괴를 경험했고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감소했다.
예상을 밑도는 미국의 7월 비농업고용보고서는 전일 발표된 부진한 경제 데이터들과 맞물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를 확산시키며 위험자산을 폭넓게 압박했다. 얼마 전까지 부진한 경제 데이터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완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암호화폐와 주식 등 위험자산에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연준이 지난달 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뒤 예상을 밑도는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친 것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7월 고용 증가폭은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고 실업률은 예상보다 큰 폭 상승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지난달에 비해 낮아졌고 역시 예상을 밑돌았다.
비트코인은 고용보고서 발표 후 한동안 안정세를 유지하며 일시 6만5000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뉴욕 증시의 낙폭이 커지면서 하락세로 전환했고 전체 암호화폐 시장도 폭넓게 하락했다. 연준이 공격적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미국 달러와 국채 수익률도 급락했다. 일반적으로 달러와 국채 수익률 하락은 위험자산에 긍정적이지만 경기침체 우려에 가려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파산한 암호화폐 기업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채권자들에 대한 디지털 자산 상환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암호화폐 시장을 추가 압박한 것으로 지적됐다. 아캄 인텔리전스는 이날 제네시스 트레이딩과 연관된 지갑으로부터 1만6600 BTC(약 11억 달러), 16만6300 ETH(약 5억2100만 달러)가 이동했으며 이는 채권자들에 대한 현물 상환을 위한 것 같다고 밝혔다.
투자자 로버트 레슈너는 이날 엑스 게시물에서 “오늘 아침, 거의 2년만에, 제네시스 캐피탈 파산 관리자들로부터 소규모 배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독일 정부와 마운트곡스의 디지털 자산 매각, 그리고 미국 정부의 잠재적 비트코인 매각으로 타격을 받은 사례가 있음을 감안할 때 제네시스 트레이딩의 채권 상환은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뉴욕 시간 2일 오후 1시 37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6만3185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0.85%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6만3000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낙폭을 축소했다. 비트코인은 3월 14일 7만3750.07 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
이 시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2400억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0.48% 감소했다. 또 이날 미국의 고용보고서 발표 전과 비교해 600억 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