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3% 넘게 급락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침체 우려가 유가를 압박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79달러(3.66%) 급락한 배럴당 73.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71달러(3.41%) 떨어진 배럴당 76.81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오면서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갉아먹었다. 미국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면 소비가 줄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4.3%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치인 4.1%를 상회하는 수치다.
7월 비농업 부문 고용도 11만4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또한 시장 예상치 17만6천명 증가에 훨씬 못 미쳤다. 직전월 수치인 17만9천명 증가와 비교해도 고용 시장은 확연히 냉각됐다.
지난 5월과 6월의 수치마저 하향 조정됐다. 5월 수치는 기존 21만8천명 증가에서 21만6천명 증가로 2천명 하향 조정됐다. 6월 수치는 기존 20만6천명 증가에서 17만9천명 증가로 2만7천명 낮춰졌다.
실업률이 4.3%까지 오르면서 미국 경기침체를 가늠하는 ‘삼의 법칙’ 지표도 발동됐다. 삼의 법칙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7월 실업률 결과로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의 괴리를 산출한 결과 0.53%포인트로 나타났다. 최소한 삼의 법칙 기준으로는 미국 경기가 침체 진입을 알린 것이다.
판무어리베럼의 애슐리 켈티 분석가는 “주요국 경제의 약한 경제 성장과 제조업 활동의 약화는 전 세계 경제 성장세의 둔화라는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이는 원유 소비를 짓누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제조업의 성장 엔진 중국의 제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점도 원유 수요에 악재다.
LSEG원유분석에 따르면 아시아의 7월 원유 수입은 지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과 인도에서 원유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이번 주 회의에서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했다. 산유량 변화 없이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국면인 것이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주말간 중동의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피격된 후 이란은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을 겨냥해 군사적 보복을 공언했다.
하니예의 장례식이 이날 치러진 후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보복 의지를 천명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란이 며칠 내에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단행할 것으로 확신하고 군사자산을 동원한 대응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의 보복 양태가 미사일로 요격한 지난 4월 당시와 비슷한 모습일 것이라며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가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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