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지난 국회에서 묻혔던 자본시장 관련 법안들이 다시 활발히 재발의되고 있지만 토큰증권 법제화는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미술품, 음원 저작권, 한우 등 다양한 조각투자 상품이 올해 쏟아진 가운데 시장 성장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지난 국회에서 정부의 초안을 토대로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했듯, 이번에도 국회 여당과 논의해 법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국회에서 폐기됐던 법안들이 줄줄이 재상정되고 있는 가운데 토큰증권 법안은 아직 발의자도 정해지지 않아, 법안 통과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기업성장집합기구(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신규 상장사들에게 분·반기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모두 지난 5월 말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된 법안들이다.
토큰증권 도입을 위한 개정안도 이미 지난 국회에서 윤창현 의원이 정부 초안을 토대로 대표발의한 것으로 이미 골자는 다 짜여있다. 큰 수정 사항이 없다면 재발의에 시간이 걸릴 이유가 없는 법안인 것이다.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해 통과돼야 하는 법은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전자증권법 개정안 두가지다. 토큰증권이 안정적으로 발행되고 거래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자본시장법상 증권과 동일한 제도가 적용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번 국회에서도 토큰증권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반반이다. 지난 국회에서도 여야 의견이 충돌하는 쟁점 법안이 아니었고 총선에서도 모두 토큰증권 제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재발의는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하나다.
다만 추진 동력은 미미하다는 시선도 있다.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에 앞섰던 윤창현·김희곤 의원 모두 22대 국회 입성에는 실패해 구심점이 사라진 것도 기대를 떨어뜨리는 사실 중 하나다. 발의자가 바뀌면서 연속성 있는 법안이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인 것이다.
여야 이견은 없다지만 민생 이슈가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지난 국회에서도 결국 의원들의 무관심 속에 법안이 묻히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크게 달라지는 내용 없이 법안 추진을 준비 중이다. 국회와 논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시점과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토큰증권 법안 통과는 증권가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대형·중소형 증권사 가리지 않고 조각투자, 블록체인 기업 등과 손잡고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토큰증권이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자산 형태의 증권이다. 토큰증권이라는 그릇이 생기면 기존에 전자증권만으로 담기 어려웠던 부동산이나 미술품, 음원 저작권 등 다양한 실물 자산과 권리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토큰증권 시장은 실질이 증권시장이기 때문에, 기존 증권법 규제를 받는다”며 “토큰화의 특성이 입법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법의 규율을 강하게 받는 증권시장에서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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