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공식 취임, 취임식도 거르고 업무 집중
부동산PF·가계부채 등 4대 리스크 해소 강조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한달만에 7조원 ‘급증’
추가 규제안 놓고 갑론을박, 향후 행보 관심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김병환호(號) 금융위원회가 닻을 올렸다. 취임식도 생략하고 업무를 시작한 김 위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가계부채, 자영업자 대출 및 제2금융권 건전성 등 4대 리스크 해소를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올해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후속 규제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증가세 관리가 불가피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내수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아 과연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로 첫 출근하고 있다. 2024.07.31 yooksa@newspim.com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7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7383억원으로 6월말 대비 7조166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4월 9조2266억원 이후 3년 3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전월 대비 7조5975억원 늘어난 559조7501억원에 육박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최근 3개월(4~6월) 동안 늘어난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10조5000억원. 같은 기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13조8000억원에 달한다. 주택경기회복세를 감안해도 심각한 수준의 흐름이라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 후보자 역시 임명 직후부터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취임 일성으로도 가계부채와 부동산PF, 자영업자 대출과 제2금융권 건전성 등 4대 리스크의 조속한 해소를 강조한바 있다.
특히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과도한 부채 의존 구조’를 지목했다는 점에서 추가 규제안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청문회에서 정책금융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한 측면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의 변화도 관측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정책금융 주관부서인 기획재정부 1차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은 더욱 힘을 얻는 상황이다.
다만 가계대출 규제를 위한 스트레스 DSR(2단계) 제도가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규제안을 내놓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당초 7월에서 시행 시기가 두달 연기된 스트레스 DSR은 최초 대출 시 DSR을 계산할 때 일정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기 때문에 대출한도도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시중은행 시뮬레이션에서는 연소득 1억원인 고객이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 변동형 기준) 주담대를 받을 경우 기존(DSR 40% 제한+4% 금리)에는 7억9700만원을 빌릴 수 있지만 2단계 적용 이후에는 7억1000원까지 8000만원 이상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규제가 나올 경우 실수요자들에 대한 과도한 압박과 동시에 주택경기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이 우려되는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8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에도 9월 인하를 구체적으로 시사하면서 국내 역시 기준금리 인하 검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10~11월 국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 집값 상승 기대에 따른 주담대 급증이 예상되는만큼 이를 억누를 수 있는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부가 오는 15일 이전에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과 연관된 추가 대책이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공급대책 위주로 대출규제나 금융쪽이 포함될지 여부는 미정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나 대책 마련 단계에서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급위주 대책으로 아직까지 금융 관련 대책 포함 여부는 미정이다. 다음주 중(15일전에) 추가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