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여신금리를 높이는 동시에 예·적금 상품의 수신금리는 낮추고 있다.
미국의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선반영해 시장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는 흐름을 나란히 하고, 대출금리는 반대로 가고 있다.
고객은 예금이자가 줄고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은행은 자금조달비용이 줄고 이자이익이 불어나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거치식예금의 수신금리를 상품별로 연 0.15~0.20%포인트 인하했다.
상품별로 보면 국민수퍼정기예금 고정금리형은 계약기간에 따라 기존 1.90~2.90%에서 1.90~2.70%로 0.15~0.20%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단위기간금리연동형은 1.85~2.40%에서 1.85~2.25%로 0.15%포인트 내렸다.
일반정기예금은 1.65~2.70%에서 1.65~2.50%로 0.15~0.20%포인트 낮췄다. 회전형장기정기예금은 2.55%에서 2.35%로 0.20%포인트 깎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최근 은행채 등 시장금리의 계속적인 하락이 이뤄져 해당 내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6일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정기예금 36개월 이상 상품 기본금리를 3.00%에서 2.95%로 0.05%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앞서 쏠편한 정기예금 등 목돈굴리기 36~60개월 이상 금리는 기존 3.00~3.15%에서 2일부터 2.95%로 0.5~0.20%포인트 내렸다.
신한 연금저축왕 적금은 2.00%에서 1.80%로, 신한 S드림 적금은 3.15~3.20%에서 2.90~3.00%로 각각 0.10~0.20%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은행권은 수신상품 금리를 시장금리 하락 흐름에 발맞춰 내리는 반면, 대출상품 금리는 잇달아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증가세 속도 조절에 따른 조치다.
신한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전세대출은 0.1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국민은행은 4차례, 신한은행은 3차례 대출금리를 높인 바 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이같이 은행의 예금과 대출 금리차가 점차 벌어지는 상황에서 창구로는 고객이 몰려들고 있다.
9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한도가 줄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와, 예금이자가 더 떨어지기 전에 자금을 예치하려는 수요가 동시에 쏠리는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15조7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92조4094억원에서 23조3289억원 급증한 규모다.
월별 증가폭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에 이어 7월 7조166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09조3403억원으로 한 달 새 18조1879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35조7311억원으로 4월부터 매달 1조원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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