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코스피가 8%대 폭락세를 연출하며 2440선까지 추락한 가운데, 국내 시가총액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10% 내외로 동반 폭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200원(10.33%) 폭락한 7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3%대 하락 출발한 삼성전자는 장중 낙폭을 키워 7만200원까지 추락해 7만원을 위협받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2317억원, 1783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3549억원을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7100원(9.87%) 급락한 15만61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초반 –1.15%까지 반등했지만, 장중 낙폭을 확대하면서 –12.47%까지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2299억원을 팔아치웠고, 최근 3거래일 동안에만 6036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시총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진 데에는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급부상하며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추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로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7월 실업률은 4.3%까지 상승해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샴의 법칙(Sahm Rule)을 통해 미국의 경기 침체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이 법칙은 실업률 3개월 평균과 12개월 실업률 3개월 평균 최저치 차이가 0.5%p 이상이면 경기 침체로 판단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 지표가 0.53%p를 기록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발 악재에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휘청거렸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776.19)보다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닫았다. 일본 니케이2555 지수는 12.40% 폭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대만 가권지수 역시 8.35% 급락 마감했고, 홍콩 항셍 지수(-2.64%)와 중국 상해지수(-1.4%)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S&P500(-2.77%), 나스닥(-5.14%), 다우(-1.12%) 등 미국 지수 선물도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는 8% 넘게 폭락하면서 양대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양대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처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주식매매거래를 일정 시간 동안 정지시키는 제도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려면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간 지속돼야 한다. 거래 재개시에는 10분 간 단일가 매매가 이뤄진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 대해 “IT 수요 증가에 대한 불확실성과 7월 제조업 지표 하락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쳐의 설계 결함 등의 악재로 테크 섹터의 낙폭이 과대하게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섹터는 단기 조정과 반등이 반복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인공지능(AI)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AI 자본지출(CAPEX)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어, 지난주 낙폭이 컸던 AI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종목의 일부 반등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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