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닥 지수가 11% 넘게 급락하며 700선 밑으로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지수가 유례없이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현재로서는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88.05포인트(11.30%) 급락한 691.2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700선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월10일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하락률 기준으로도 지난 2020년 3월19일(-11.71%)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날 장 초반만 해도 1%대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코스피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매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투자심리가 함께 얼어붙었다.
전날 오후 1시5분께에 이르러서는 코스닥 150 선물지수가 큰 폭으로 급락하면서 4년4개월여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고 이후에도 낙폭을 확대, 오후 1시56분께는 8%가 넘는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특히 전날 코스닥 종목 가운데 단 23개 종목만이 빨간불을 켰고 1633개 종목이 하락세를 나타내며 역대 최다 하락종목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단순 지수 급락뿐만 아니라 에코프로비엠(-11.30%), 알테오젠(-11.36%), 에코프로(-11.07%), 삼천당제약(-14.99%), 엔켐(-11.03%), 셀트리온제약(-13.72%), 리가켐바이오(-12.20%), 휴젤(-10.40%), 리노공업(-10.77%), 실리콘투(-13.79%), 레인보우로보틱스(-14.53%) 등 주요 코스닥 대형주가 일제히 무너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반등을 기대하기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낙폭이 커지면서 가격 매력도가 높아지는 구간에 접어들 순 있겠지만, 현재의 폭락장은 단순히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정 정도의 하락폭이 나오면 이제는 ‘사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시장에서 형성돼야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전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상태에서는 시장이 최소한의 자율 반등이라도 선행돼야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최근 코스닥 시장 내 바이오 업종이 선전한 이유도 바이오 산업에 뭔가 특별함이 있었다기보다는 최근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한 분산 과정이 상대적인 수급적인 수혜를 가져다 준 것”이라면서 “현재의 지수 레벨대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나타나게 되면 바이오 업종 등 버텨오던 고밸류 주식들도 버티기가 조금 버거워지는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닥 등 중소형주는 대안 아니라고 지적했다. 증시 불안에는 상대적으로 대형주가 포진한 코스피가 안전 자산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고 센터장은 “2차전지, 바이오 등 코스닥 대형주는 실적 보다는 밸류에이션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면서 “어닝이 기본적으로 받쳐주면 주가 역시 어닝이 감소하는 만큼만 하락하겠지만 밸류에이션에 의존하는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스윙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코스닥이 더 많이 빠지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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