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삼성·KB증권 등 미국 정규장 개장 후에도 취소에 진땀
현지 데이마켓 거래소 “시장 변동성으로 오늘 거래 중단”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채새롬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데이마켓) 결제분 취소 작업이 지연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계좌가 5일 자정이 넘어설 때까지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내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 측은 급격한 시장 변동성에 이날 하루 동안 주간거래 서비스 자체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005940]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증권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전날 오후 2시 45분 이후 주간거래 결제 취소를 통보받고 관련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좌 잔고가 묶여 주식 거래를 하지 못했다.
전날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일방적인 데이마켓 주식 체결 취소 통보로 국내 증권사들의 프리마켓(오후 5시 개장) 거래가 일부 지연되긴 했으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미국 정규장 개장 시각인 오후 10시 30분 전까지는 결제 취소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 고객들은 미국 증시 개장 이후에도 주식 매매를 하지 못했다.
매매 정상화는 이날 밤 늦게 또는 새벽께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변동성 장세에 제때 주문을 내지 못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5일(현지시간) 미국 AI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약 20% 폭락한 92달러에 시가가 형성된 뒤 약 30분 만에 낙폭을 줄여 100달러선을 회복하는 등 주가 변동폭이 컸다.
최근 국내 주식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량 상위 종목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 기업을 모아놓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SOXL’과 이를 역방향으로 3배로 추종하는 ETF ‘SOXS’, 엔비디아 주식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NVDL’, 나스닥지수 3배 레버리지 ETF ‘TQQQ’, ‘SQQQ’ 등이 올라 있다.
한 투자자는 “인버스(역방향) 레버리지 ETF를 제때 매도하지 못해 손실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증권사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단체 채팅방을 개설하고 증권사를 상대로 피해 증명과 보상 등 대응책을 논의했다. 일부는 금융감독원에 집단 민원을 넣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매 중단이 왜 발생했고 증권사별로 매매 재개에 차이가 난 이유가 무엇인지, 불법 소지가 있는지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체거래소 블루오션은 국내 증권사들에 이날 이르면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주간 거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거래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는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과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야간 거래 기능을 승인받은 대체거래소 블루오션과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블루오션을 통한 국내에서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2022년 삼성증권이 최초로 개시했으며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증권사가 도입해 운영 중이다.
norae@yna.co.kr